[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정부여당이 김포시 서울 편입·공매도 한시적 금지 등 정책 공세를 퍼부었으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로우키'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대신 '성장률 3% 회복'을 달성하기 위한 방안으로 스타트업·R&D(연구개발) 현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현장 행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횡재세 도입·기후에너지부 신설 등 정책적 반격도 병행하는 가운데 물밑에선 총선용 공약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1.10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연달아 내세운 '김포 편입'·'공매도 금지'에 직접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다만 "해괴한 포퓰리즘적 주장을 하면서 답변을 강요한다. 민생이나 정책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자꾸 정쟁만 유발한다"(10일 최고위회의)며 우회적 비판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당내에도 '직접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불만이 있었으나 이 대표는 결국 '로우키'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정책들에 진정성이 없다는 시각이 강하며 궁극적으로 총선에서의 득표력도 미미할 것이란 판단이다.
다만 정부여당의 정책 공세에 '어젠다 선점' 효과는 분명한 만큼 분위기 반전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2일 경제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성장률 3% 회복' 달성 방안들을 민생현장 행보로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 2023'을 찾아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는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벤처·스타트업 활성화'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들이 '모태펀드 예산 2배 확대' 주장에 강하게 호응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대표는 오는 15일엔 R&D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찾는다. 역시 기자회견에서 "정부의 R&D 예산 대폭 삭감은 치명적 패착"이라고 질타한 것의 연장선이다. 이외에도 지역화폐·가계부채 등과 관련된 민생현장을 이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가 분담해 찾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진보정당의 우선적 가치인 분배가 아닌 성장을 강조함으로써 '균형 잡힌 수권정당' 이미지를 노리고 있다. 이 대표를 상징하는 브랜드인 '기본소득'도 총선에서 내세우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정책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으려는 기류도 포착된다. 이 대표는 지난 10일 최고위회의에서 "유가 상승과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민생위기 극복 그리고 민생 고통을 부담할 수 있도록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초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횡재세 카드를 재차 꺼내든 것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연달아 제안하기도 했다. 환경부가 '일회용컵 사용 규제 철회' 방침을 밝힌 뒤 "환경정책 후퇴"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과 대비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당 정책위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용 공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정부여당에 성급하게 맞불을 놓기보단 신중하게 검토한 뒤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이르면 올해 연말쯤 1호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3에 방문했다. 2023.11.09 hong90@newspim.com |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