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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피라도 팔자" 집값 하락 조짐에 아파트 분양권 시장 '냉랭'

기사등록 : 2023-11-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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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양주·의정부 등 아파트 분양권 약세 전환
교통호재 등에 업고 '완판'했으나 주택경기 위축에 직격탄
고금리에 수요층 급감...'마피' 걱정해야할 판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주택경기가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프리미엄(웃돈)이 붙지 않은 '무(無)피' 매물이 늘고 분양가보다 낮은 '마피'도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일부 지역이 하락 반전하자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 연내 8%대 진입이 가시화하자 매수 여력이 악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대기 수요자들도 내 집 마련 시기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확산해 분양권 시세가 추가 하락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 안성·양주·의정부 등 아파트 분양권 '무피' 매물 확산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집값 반등과 분양가 상승에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으며 '무피' 매물이 늘고 있다.

안성시 'e편한세상안성그랑루체'(1370가구)의 분양권은 무피 수준에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 작년 2월 분양한 이 단지는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4억3770만원이다. 매물로 나온 70여건 대부분이 무피 수준에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거래가 얼어붙자 분양가보다 500만~1000만원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도 나오고 있다.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분양권 시장에 '무피' 매물이 늘고 있다. 양주시 덕정역 주변 주거지 모습. [사진=양주시]

양주시 '신양주모아엘가니케'(570가구)는 국민평형(전용 84㎡)의 분양권 시세가 3억2400만~3억83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이 면적의 분양가가 평균 3억5200만원이란 점을 감안할 때 매물대가 무피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 지역은 덕정역부터 수원역까지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착공, 지하철 7호선 연장사업(2024년 예정) 등의 개발호재로 경기도 내 분양권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이다. 하지만 고금리와 집값 약세에 직격탄은 맞으며 분양권 열기가 하락했다.

2021년 12월 공급된 의정부시 'e편한세상신곡파크프라임'(650가구)는 국민평형이 최고 6억3700만원에 분양됐다. 민간조성 공원특례사업인 이 단지는 고분양가 논란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평균 8.21대 1, 최고 13.53대 1로 흥행을 거뒀다. GTX-C, 지하철7호선 연장의 개발 수혜로 분양권 시세가 7억원을 웃돌았으나 수요가 감소하자 매물에 분양권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분양권을 팔겠다는 집주인은 늘고 있으나 매물은 쉽게 소진되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분양권 매물이 부족한 서울보다는 경기도, 인천에서 분양권 시세 하락이 두드러진다.

◆ 고금리에 내집 마련 수요층 급감...'마피' 우려할 판

주택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거래량이 줄면서 분양권 시세가 약세 국면에 접어들었다. 수도권 비인기 지역의 경우 '무피'뿐 아니라 '마피' 매물이 확산할 것이란 분위기도 감지된다.

연초부터 강한 회복세를 보이던 집값이 약세로 전환한 상태다. 지난주 강남구는 가격 변동률이 0.00%로 전주(0.03%) 대비 하락했다. 서초구는 0.02%에서 0.01%로로, 송파구는 0.12%에서 0.11%로, 용산구는 0.19%에서 0.11%로 각각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북구와 노원구는 -0.01%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는 거래량이 줄고 매도물량이 역대 최대인 8만건 이상 쌓여 직전 거래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기 어려운 실정이다.

분양권 거래도 주춤하다. 수도권 내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올해 5월(933건)을 정점으로 하락 추세다. 지난 9월에는 557건, 지난달에는 425건으로 집계됐다. 이달에도 13일 기준 118건에 불과해 4개월 연속 거래량 감소가 유력하다.

고금리 장기화도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수요를 제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지난달 27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4.55~7.177%이다. 올해 1월 금리상단이 8%를 돌파한 이후 하락 전환해 5월에는 5%대 후반까지 내려앉았다. 재차 상승 전환하더니 지난달에는 7% 돌파, 연말 8%대 진입이 유력하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2금융권은 이미 대출 이자의 상단이 8%가 넘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고금리 이자까지 부담하며 집을 매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건설업계 분양 관계자는 "분양가 상승으로 아파트 분양권이 상대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나 전반적으로 수요 감소로 '무피'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대출이자 부담이 커져 무피 매물이 소진되지 않으면 '마피'로 팔려는 소유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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