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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주식 양도세 완화 카드...증시 부양? 혼란만 가중 '비판'

기사등록 : 2023-11-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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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표심 겨냥...공매도 금지 이은 2탄
연말 대주주 물량 회피 따른 증시 반등 기대
전문가 "효과 크지 않고 실현가능성도 떨어져"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정부와 여당이 이번에는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완화를 검토 중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시적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이은 1400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심 겨냥 정책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증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주주 양도세 회피 매도 폭탄을 막아 주가를 방어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에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 훼손 우려와 야당의 반대로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결국 김포 서울 편입, 공매도 전면 금지처럼 제대로된 준비없이 설익은 정책을 발표해 시장에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개미투자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가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30억~10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소득세법에 따르면 상장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규모(유가증권시장 1%, 코스닥시장 2%, 코넥스시장 4%) 이상인 투자자를 대주주로 간주하며, 해당 주식의 양도 차익에 대해 20%(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을 부과한다.

과세 기준 상향은 꾸준히 이뤄져 왔다. 유가증권시장 대주주 기준은 2000년 도입 이후 꾸준히 하향 조정돼 왔기 때문이다. 2000년 도입 당시 100억원에서 2013년 50억원, 2016년 25억원, 2018년 15억원, 현재 10억원으로 낮춰졌다.

대주주 기준을 완화할 경우 양도세 회피성 물량 출회가 약화돼 주가가 안정되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지난해에는 대주주 확정일(12월28일)을 하루 전날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조1331억원, 4039억원을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주식양도세 납부대상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연내 확정할 경우 최근 5년간 앞당겨지고 있었던 양도세 회피성 물량 출회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대주주 기준액을 상향하는 일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만으로 가능해 국회 입법 절차 없이도 정부 자율로 개편할 수 있다. 즉 정부가 결정한다면 올해 연말 이전에 충분히 시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야당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된다. 지난해 여야가 올해 도입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을 2년 미루면서 주식 양도세 기준을 내년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한 때문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2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주식 양도세 기준 완화' 관련 "아직 방침이 결정된 건 전혀 없다"면서 "변화가 있게 되면 야당과의 합의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이유다.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세법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가뜩이나 여소야대인데 정부·여당이 무책임하게 지난해 합의를 폐기한다면 이후 예산안 협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부자감세'라며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해 주식 양도세를 신고한 인원은 7045명(전체 투자자의 0.05%)에 그쳤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대통령실 주도로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 완화와 상속세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선거를 약 150여일 앞둔 시점에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 없이 나온 선거용 졸속 정책이자 묻지마식 던지기 정치"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1.13 leehs@newspim.com

시장 전문가들은 양도세를 완화한다고 기대만큼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오는 2025년 시행이 예정된 금투세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한 시장 전문가는 "외국인이 매도하면 주가가 하락하지만, 개인이 팔면 오히려 상승한다"면서 "연말 개인 매도 폭탄은 기업 펀더멘털 변화가 아닌 대주주 회피 물량이란 걸 시장도 알기 때문에 대부분을 기관이 받아준다"고 말했다.

오는 2025년 금투세 시행이 예고된 상황에서 양도세만을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난해 여야가 금투세 도입을 2025년으로 2년 유예하며 대주주 주식 양도세 기준 10억원 유지 등을 합의한 때문이다.

다른 관계자는 "기재부가 2025년 금투세 시행을 준비중인 상황인데 양도세를 조정한다는 것은 금투세를 안하겠다는 이야기와 유사하게 들린다"며 "기재부의 세제 정책의 방향성을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행위인 동시에 야당의 반대 등 실현가능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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