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오는 22일부터 2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9~10일 이틀간 출근 시간대에는 정상 운행했던 1차 경고파업과 달리 전면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다시금 '출퇴근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업무 외주화·현장 안전인력 공백 대책 수립을 서울시에 요구하며 이 같은 총파업 계획을 밝혔다.
노조는 정년퇴직 인력에 따른 현장 안전 공백을 우려해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명순필 노조위원장은 "서울교통공사 단체협약에는 결원을 충원해 업무 공백이 발생하지 않게 돼 있다"며 "서울시와 공사는 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면서까지 신규 충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사)재정 구조의 근본적인 원인은 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수행에 따른 지원 외면"이라며 "원인과 무관한 엉뚱한 처방으로 시민과 노동자에게 책임을 떠넘길 수 없다. 가린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위험과 안전의 외주화를 막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이 9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오세훈 시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노조는 9일과10일 시한부 경고 파업에 돌입하며 오세훈 시장이 10월 23일 국정감사에서 밝힌 서울교통공사의 경영합리화 계획이 허구라고 주장하며 파업선언식를 개최했다. 이번 파업은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인원이 많은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가 진행한다. 함께 노사협상에 참여한 한국노총 소속 통합노조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2023.11.09 yym58@newspim.com |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사측의 인력 감축안이다 .노조는 사측이 오는 2026년까지 인력 2212명을 감축하기로 한 계획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대규모 적자에 시달려온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가운데 지난 8일 열린 최종 교섭에서 사측은 올해 하반기 660명을 신규 채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당초 예정된 하반기 신규채용 규모는 388명이었다.
그러나 노조는 나홀로 근무 방지를 위한 2인 1조 보장 인력(232명), 수탁업무 인력(360명), 정년퇴직 인력(276명) 등 총 868명을 더 뽑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한 660명 신규채용 안에는 정년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대책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차량관리소업무 자회사위탁, 1~4호선 구내 운전업무·특수차 운전 자회사이관, 궤도 유지·보수 외주 위탁 등 안전업무의 외주화도 반대하고 있다. 공사는 장기적 관점에서 정년퇴직을 통한 감축이 불가피하며 단계적 업무재설계 등을 통해 정원을 자연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명 위원장은 "공사가 진정성 있게 대책을 내놓으라는 절실한 심정으로 이틀간 경고 파업을 했지만 여전히 대안이나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며 "서울시와 사측이 대화와 협상보다 대결과 제압을 선택한다면 부득이 오는 22일부터 전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는 언제든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교섭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서울시와 공사의 진지한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하며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 한다"고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이번 2차 파업도 현실화하면 공사 3개 노조 가운데 가장 조합원이 많은 민주노총 서울교통공사노조만 참여하게 된다. 함께 사측과의 교섭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경고 파업에 불참한 데 이어 2차 파업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MZ세대 주축의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이를 두고 서울시와 공사의 입장은 강경하다. 시는 지난 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명분 없는 파업을 즉시 철회하라"며 "파업을 이어 나가 시민 불편을 끼치는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는 것은 물론 실무 교섭 과정에서 마련된 안을 원점 재검토 하겠다"고 노조를 압박했다. 공사는 하반기 예정이던 신규 채용계획을 전면 보류하기로 했다.
공사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교통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9~10일 진행된 경고 파업에선 노사가 맺은 필수유지 업무 협정에 따라 출근 시간대인 오전 7~9시엔 열차 운행률 100% 수준이 유지됐다. 이용인원이 많은 2·3·5호선에 비상대기열차 총 5대를 추가 투입해 퇴근시간대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도 병행됐다. 그러나 퇴근시간대인 오후 6~8시 운행률이 평시 대비 87%로 내려가면서 혼잡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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