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임시주주종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다음주부터 3년간의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양 회장은 윤종규 회장이 일군 '리딩금융그룹'을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KB금융지주는 17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이날 유일한 안건으로 올라온 양종희 차기 회장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건을 통과시켰다.
양종희 KB금융지주 신임 회장이 1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11.17 peterbreak22@newspim.com |
이날 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주주총회를 진행한 윤종규 회장은 "전자 및 서면 등 사전 의결권의 80.8%, 금일 출석한 의결권의 97.5%가 양 내정자의 회장 선임을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가결 후 단상에 오른 양 회장은 "국내 최고 리딩금융그룹 회장으로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주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윤 회장이 추진해온 중장기 자본관리 정책과 주주환원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자신을 이 자리까지 이끌어준 윤 회장에 대한 깊은 신뢰와 함께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단계적인 발전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 9월,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과의 3파전 끝에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선정된 양 회장은 이날 주총 의결에 따라 오는 21일부터 2026년 11월 20일까지 3년간의 공식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1961년생인 양 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으며 윤 전 회장 취임 당시 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KB금융이 지난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하며 승계를 준비할 당시에도 가장 먼저 임명되며 일찌감치 차기 회장으로 주목받았다.
양 회장은 비은행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략통로 꼽힌다. 2016년 현 KB손보의 전신인 LIG손해보험을 성공적으로 인수, 같은 해 초대 사장에 올라 2022년까지 3연임에 성공하며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 2019년부터는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을 시작으로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 부문장을 역임했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장을 맡은 경험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하지만 양 회장은 최종 후보 선정 후 첫 기자회견에서 "지배구조상 은행장은 한명밖에 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한계를 극복하고자 (지주) 부회장직을 만들었다. 부회장직을 통해 그룹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고 습득할 수 있다. 저도 은행은 20년 했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양 회장에 대한 대내외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달초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양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을 것을 주주들에게 권고했으며 또다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국내 의결권 자문가인 한국ESG기준원과 대신경제연구소도 찬성표를 던질 것을 권고했고 지난 15일에는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찬성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총에 참석한 문훈주 KB금융 우리사주조합장은 "양 회장 선임을 찬성한다. 일반 행원에서 시작해 그룹 회장에 오르는 모습으로 모든 임직원에서 꿈과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7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3.11.17 peterbreak22@newspim.com |
한편 이날 일정을 끝으로 퇴임하는 윤 회장은 주총에서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의장으로서 마지막 역할을 수행하며 지난 9년간 주주들의 신뢰와 지지의 순간들이 떠올라 뭉클하고 행복했다. 9년전 용기있는 분들의 선택으로 회장과 은행장으로 선임된 이후 스스로 계속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가를 되물으며 살아왔다"고 소회했다. 이어 "훌륭한 회장이 선임됐기에 그 짐을 내려놓는다. 그는 준비된 리더다. 제게 보내준 성원을 내정자에게 부탁한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