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지난 20일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 회동 이후 관심은 은행권의 세부적인 상생금융 지원 규모와 구체적인 방안으로 모아진다. 이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을 대신해 금융당국과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단은 전날 회동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이자 비용을 낮춰주는 기본적인 방향을 정했다.
지원 규모는 국회에서 발의한 '횡재세'가 참고 대상이 될 전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이후 상생금융 규모에 대해 "오늘 구체적인 규모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면서도 "금융지주들도 국회 내 횡재세 논의를 참고해 국민이 어느 정도를 바라고 있는지 감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이 추진 중인 '횡재세' 법안이 시행될 경우 은행권이 내야 할 초과 이익 규모는 2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김 위원장은 "첫 모임인 만큼 기본적인 방향과 유의 사항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며 "금융지주사에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수준이 아니면 안 된다고 했고, 논의가 진전되면 은행연합회 중심으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을 통하는 것보다 업계와 당국의 논의를 통하는 게 세부적인 사안까지 챙기면서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 다섯번째부터)과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위원장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 시작 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1.20 choipix16@newspim.com |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이자부담 감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지주에서의 자발적인 서민금융지원책도 연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세부적인 지원규모 등 최종안을 두고 금융권에선 임종룡 회장의 행보를 주목한다. 금융당국이 상생금융 등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보다 임종룡 회장과의 소통을 강화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 은행연합회장의 임기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금융당국에선 임종룡 회장과 소통을 강화하며 소통창구로 삼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임 회장(행시 24회)은 지난 2015년 금융위원장을 지냈고 김 위원장(행시 25회)보다 행시 한 회 선배다.
금융권에선 은행연합회장 주도로 금융지주 회장들과 상생금융 공동 대응을 위해 아이디어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되는 해프닝이 벌어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하고 있다.
임 회장이 누구보다 금융당국의 스탠스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롯' 발언 이후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주말에 CEO 긴급회의를 열었지만 일부 금융지주와는 달리 섣불리 구체적인 상생방안을 발표하지 않는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대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주사가 먼저 발표한 상상금융방안은 당국의 시그널을 전혀 읽지 못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금융권에선 임 회장의 우리금융그룹 지원책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내달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임 회장과의 관계설정도 관심이다. 임 회장이 당국과 금융권 가교역할을 해온 만큼 조 회장과의 소통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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