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충남 금산군의 교통 환경은 열악하다는 표현도 과분할 정도로 최악이다. 일례로 인삼 소매업 40대 A씨나 대학생 B씨의 생활만 봐도 지역 교통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A씨는 거주지 금산에서 근무지 대전으로 가는 마땅한 대중교통이 없어 매일 자차로 몇시간을 길에서 허비한다. B씨 역시 금산이 대전 옆이라 대전 생활권을 누릴수 있을 것으로 보고 중부대를 선택했는데 교통망이 없어 오지생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들의 예는 일부가 아닌 전체의 문제다. 따라서 지역별로 개발하는 현재의 도시개발 시스템은 지역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뉴스핌] 오영균 기자 = 이장우 대전시장이 '메가 충청' 실현을 위해 대전시와 금산군 통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박범인 금산군수가 21일 본지 주최로 열린 '2023 대한민국 지방소생대상 시상식'에서 "BRT와 경전철이 금산읍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3.11.21 gyun507@newspim.com |
김포의 서울 편입으로 메가시티 서울을 구현한다는 주장도 이같은 맥락에서 불거졌다고 볼 수 있다. 이후 김포 뿐만 아니라 서울에 인접한 광명, 구리, 고양 등에서도 "경기도 NO, 서울시 YES" 바람이 거세다.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참에 서울 편입을 노려보자는 현실적 목소리가 뜨거운 것이다.
충청권 역시 서울·수도권에 인접한 영향으로 '충청 메가시티 실현' 목소리가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역 현안으로 급부상한 '충청 메가시티' 실현을 위해서는 동일 생활권인 대전광역시와 충남 금산군의 대중교통망이 우선 확보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위해 BRT(bus rapid transi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논리다.
현재 대전시와 금산군은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다. 과거 금산군은 전라북도 소속으로, 전주 생활권이었다. 그러다 1962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충남도에 이관되며 동시에 대전시가 크게 성장하면서 대전을 오가는 인구 수도 크게 늘었다.
이후 금산군 제원면에 한국타이어 금산공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들어서고 인삼 거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덩달아 금산 인근 도시, 특히 대전으로의 인구 편입도 늘었다.
실제로 매일 오후 5~6시경 퇴근시간만 되면 대전-금산 간 국도는 말도 못하게 교통정체를 빚는다. 생활은 금산에서 하지만 거주는 대전에서 하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두 도시를 잇는 대중교통 상황은 처참하기 그지 없다. 금산에서 일반 시내버스로 대전을 가려면 마전리에서 30~40분 간격으로 출발하는 501번 버스와 진산면과 복수면에서 시작하는 외곽버스 32번과 34번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겨울철 폭설 시에는 단축운행하는 경우도 많아 불편이 가중된다.
이외에는 금산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다.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신흥동, 부사동, 마전(추부), 금산터미널로 연결되는 노선으로 사실상 두 지역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교통정보센터 빅데이터 결과에 따르면 비래동에서 마전까지 운행하는 501번의 경우, 올해 10월 한달간 금산 마전 종점에서 승차한 승객 수는 1만422명, 하차 승객 8063명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이 중부대 학생으로 추측된다.
해당 노선엔 승객이 많아 종점이 아니고선 좌석에 앉는 것은 운에 맡기는 형편이다.
때문에 노선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한다. 두 도시를 잇는 공공교통망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실제 금산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버스이용법을 묻는 질문과 동시에 '불편하다'는 글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럴 거면 그냥 대전으로 어서 편입해서 버스 운행 질을 높여달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간선급행버스체계인 BRT를 금산으로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종시를 중심으로 대전 등 광역을 연결하기 위해 지난 2013년 개통된 BRT의 시민 만족도가 무척 높다. BRT 노선만을 위한 전용차로와 전용 지하차도, 교차로 입체화, 우선신호, 일반차량 횡단 차단 등을 적용해 운행 지장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6~10분의 짧은 배차를 자랑한다.
대전·세종시민들이 BRT 바로타 버스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 [사진=세종시] 2023.11.21 gyun507@newspim.com |
현재 대전권역의 BRT 노선은 B2와 B4로, 반석역과 정부세종청사, 오송역을 오간다. 약 40~45분 걸리며 시스템된 운행으로 거의 일정한 운행 시간을 유지한다.
BRT가 금산으로 확대될 경우, 세종과 일류경제도시를 중심으로 대전~금산~세종이 한 생활권이 된다. 그 효과도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금산군의 경우 교통 편의가 높아짐에 따른 인구 유입 요인이 될 수 있다. 또 천예의 관광자원과 인삼 등 특화작물 지역외 소비, 축제 활성화 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종시도 생활 인구 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대전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 있던 세종시와 금산군은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편한 교통으로 동일생활권으로 묶이지 않았다. BRT 설치 확대로 양 도시 주민 생활권이 크게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른 경제 효과 또한 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금산군으로의 BRT 확대는 대전시 입장에서 가장 환영할 만하다.
최근 이장우 대전시장이 '메가시티' 관련해 "금산군민 의견에 따라 두 도시 간 통합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포 서울 편입' 이슈 바람에 과거 수십 년간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금산군 대전 편입'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적 흐름에 따라 BRT 광역버스 금산 확대가 추진된다면 두 지역 간 통합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흐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과거 금산군민 60%가 대전통합을 찬성한 바 있다·.
지역 정가도 BRT를 통한 공공교통망 혁신부터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지역 정치인은 "말로만 충청권 메가시티를 말로만 외치기보다 충청권 대전·세종 BRT처럼 시민들 생활 현실에 와닿는 교통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지역민의 큰 공감을 얻을 것"이라며 "특히 동일 생활권으로 관련 논의가 계속돼 왔던 금산군 지역으로, BRT는 생활인구를 잇는 가장 기본이 되는 교통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메가시티 서울' 바람이 충청권까지 확산돼 금산군처럼 최악의 교통난에 시달리는 현지인들에게 교통혁신으로 박수를 받게될 지 '충청 메가시티' 주장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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