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내 운용사들이 AI(인공지능)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관련주에 집중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챗GPT, 로봇 등 향후 AI 반도체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최대 수혜주로 꼽힐 것으로 기대되서다. 또 올해 상반기 2차전지 관련주가 급등할때 에코프로 등 소부장 중심의 상승을 경험하고 이를 상품 개발에 반영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양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동시에 AI 반도체 소부장 ETF 상품을 출시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양산하는 HBM3 이미지. [사진=SK하이닉스] |
삼성자산운용은 'KODEX AI반도체 핵심장비' ETF를, 미래에셋자산은 'TIGER AI반도체 핵심공정' ETF를 각각 상장했다.
두 상품은 모바일과 PC 시장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과감하게 제외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와 AI 반도체 장비, 공정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점이 특징이다.
HBM이란 한번에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대역폭을 크게 증가시킨 AI 반도체 수요에 최적화된 반도체다. AI 반도체 시장은 2026년까지 약 861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반도체와 HBM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소재, 부품, 장비의 수요를 창출하는데 한국 반도체 산업은 특히 압도적으로 '반도체 장비'에 강점을 갖고 있다. 반도체 장비는 신규 주문 사이클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소재, 부품 대비 시가총액이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강력하게 시장을 주도하는 특징이 있다.
한풀 꺾이긴 했지만 올해 2차전지가 국내 증시를 주도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 등 셀 기업 보다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소재 설비 기업이 더 주목받기도 했다. 관련 ETF도 봇물처럼 출시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국내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 주를 이뤘지만 올해 들어 반도체 소부장에 집중 투자하는 상품들이 하나 둘 출시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반도체 ETF는 총 26개로 소부장 ETF는 전날 출시된 2개와 지난 4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SOL 반도체소부장Fn' ETF 등이 꼽힌다.
SOL 반도체소부장Fn ETF는 지난 20일 기준 연초 이후 개인순매수 금액 945억원으로 국내 반도체 ETF 가운데 1위, 성과도 최근 6개월 간 35.91%로 1위를 기록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AI반도체와 HBM은 이제 막 개화하기 시작한 반도체 섹터의 새로운 테마"라며 "우량한 반도체 소부장 전반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OL 반도체 소부장 Fn ETF의 포트폴리오에 국내 대표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 하나마이크론, 리노공업 등 소부장 기업들이 담겼다.
'KODEX AI반도체 핵심장비' ETF도 HBM 관련 반도체 장비주를 약 83%까지 늘렸다. 전공정·후공정·패키징까지 AI 반도체 공정 전반 등 혁신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장비 기업을 편입했다. 주요 종목으로 ▲한미반도체(24.6%) ▲ISC(16.7%) ▲리노공업(11.0%) ▲대덕전자(9.3%) ▲하나마이크론(8.2%) 등을 담고 있다. 기초지수는 'iSelect AI 반도체 핵심장비'를 추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 ETF는 기초지수로 'iSelect AI반도체핵심공정'을 추종하며 ▲한미반도체(16.1%) ▲이수페타시스(9.0%) ▲이오테크닉스(8.2%) ▲하나마이크론(6.6%) 등을 편입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I 반도체와 HBM의 수요 증가에 따라 향후 수혜가 기대되는 AI 반도체 특화 장비 기업에 압축적으로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향후 반도체의 상승 싸이클은 AI수요로부터 발생할 것이며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ETF는 AI 수혜 반도체 기업들을 찾고 있는 투자자에게 최적의 솔루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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