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최종 결정이 임박하면서 모든 관심이 프랑스 파리로 쏠려 있다. 엑스포 유치시 부산 지역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속도가 붙는 것은 물론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서다.
특히 부산 시내 접근성 향상과 진행 가능성 자체가 의문이던 가덕신공항 건설 역시 조기 개항 추진동력을 얻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8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부산시 등에 따르면 2030 세계박람회를 유치할 경우 61조원 이상의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하늘에 등장한 '세계엑스포 2030 부산'이라는 글씨가 적힌 열기구 [사진=해운대구] |
◆ 부산엑스포 유치시 경제적 가치 61조원…SOC 사업도 속도 붙을것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가 부산에서 개최될 경우 생산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등 경제적 가치는 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용 창출효과도 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관람객 138만명, 경제유발효과 29조원)의 2.1배, 2002년 한·일 월드컵(300만명, 17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중국 상하이는 2010년 엑스포를 열어 110조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면서 국제적 금융·무역 도시로 거듭났다. 2015년 엑스포를 개최한 이탈리아 밀라노도 63조원의 경제 효과와 15만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뒀다.
직접적인 경제효과도 크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월드컵과 같은 국제행사는 그동안 SOC 강화에 기여해왔기 때문이다.
이같은 부산의 기대감은 앞서 서울올림픽, 대전 엑스포 한일월드컵, 평창올림픽 사례에서 증명됐다. 실제로 강원지역은 2018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을 위해 착수했던 SOC들이 모습을 갖춰가며 교통망 개선이 이뤄졌다. 특히 서울과 강원도가 1시간 생활권으로 가까워졌다. '광주∼원주 고속도로'는 착공 5년만에 개통했다. 서울 상일나들목에서 강원도 원주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거리가 기존 101㎞에서 86㎞로 줄었다. 소요시간은 77분에서 54분으로 기존 영동고속도로와 비교해 23분 줄었다.
강릉을 중심으로 동해안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도 잇따라 완공됐다. 속초와 양양 18.5㎞를 잇는 고속도로와 동해와 남삼척 18.6㎞를 잇는 고속도로가 완공됐다. 수도권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도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양양까지 1시간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됐다.
◆ 부산엑스포 '생명줄' 가덕 신공항, 엑스포 유치시 본격 사업 착수 전망...엑스포 이후는 불투
부산엑스포 유치시 가덕도신공항 조기개항을 비롯해 부산항 북항 재개발 1·2단계, 부산항 급행철도 등 정부나 부산시가 약속한 도시 기반 인프라들이 빠른 속도로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6개월간 이어지는 엑스포를 치르려면 방문객이 불편하지 않게 부산을 오갈 수 있는 교통 인프라 구축이 급선무기 때문이다.
가장 이슈가 되는 SOC는 가덕도신공항이다. 확장이 어려운 김해국제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으며 부산 가덕도 일대를 매립하는 해상공원으로 엑스포 기간 핵심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2030 부산엑스포' 개최의 핵심 기반 시설로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 일대의 육·해상을 매립하는 해상공항으로 부산엑스포 기간 중 핵심 관문 역할을 맡는다. 이후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국가 중추공항으로 역할한다.
사업비는 15조원 규모로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받은 국가 사업 중 최대 규모 사업이다. 세부 기본계획은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개항일자는 2029년 12월로 확정됐다. 내년 말부터 공사를 시작해 5년 만에 완성한다는 일정이다.
하지만 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경우 가덕 신공항 계획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조기 개항은 커녕 경제성과 안전성 의문이 계속되는 만큼 추진 자체가 어려워 질 수 있다. 특히 2029년 개항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초 계획에서 가덕신공항의 개항시기는 2035년이다.
가덕 신공항급의 대규모 공항을 5년내 짓는 사례는 중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따라 가덕 신공항 계획이 유지되더라도 인천공항처럼 최소 9~10년은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활주로 건설 방식과 터미널 위치도 사전타당성조사에서 나왔던 '최적안'으로 재수정할 수 있다. 엑스포를 유치하더라도 2029년은 일부 개항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 엑스포 유치 대비 부산 SOC 예산 41배 확대
정부 역시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예산을 대폭 늘리며 SOC 강화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가덕신공항 건설 사업에 내년 예산 5363억 원을 편성했다. 올해 예산이 135억원이었던점을 감안하면 41배 증액된 것이다. 부산엑스포 유치와 더불어 2029년 조기개항을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도로와 도시철도 건설 사업에도 예산 1873억 원이 편성됐다. 부산신항~해고속도로 건설과 가덕대교에서 송정IC 고가도로 건설, 사상-하단 및 하단-녹산 도시철도 구축 등 3가지 사업이 대상인데 올해보다 예산이 49.6% 늘었다.
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대규모 정부 예산이 투입되면서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 건설에 속도가 붙고 건설업 등 지역 산업과 경제도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업계 역시 엑스포 SOC사업에 참여하면서 홍보효과와 해외 수주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엑스포 기간까지 각종 상업공간이나 도로, 공항 등 개발 과정에 건설사들이 참여하면서 일정한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유치한다면) 해외에서 공사현장을 찾아와보면서 관심을 가질 수 있고 해외수주를 따낼 수 있는 기회도 생기면서 해외 진출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