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비명(비이재명)계 5선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탈당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 의원은 당분간은 "여러 가능성을 지켜보면서 암중모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의원은 이날 탈당문에서 "지금 민주당과 유쾌하게 결별하고 삽상하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앞으로의 구체적 행로에 대해서는 좀 시간을 갖고 상황을 지켜보며 숙고한 후 추후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2023.07.19 pangbin@newspim.com |
이 의원은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지금 온전한 당이 하나도 없다. 신당도 실체가 불분명하니 지켜보려고 한다"며 "새로운 정치 세력을 하는데 제가 만들고 싶기도 하고 민주당 내에서도 민주당을 재건하려는 움직임도 있으니 여러 가능성을 보면서 암중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이 의원이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입당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온 만큼 그가 국민의힘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의원은 "지금은 국민의힘으로 간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난 민주당을 나온 게 아니라 이재명사당을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의원의 탈당 소식이 전해지자 동료 의원들을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들은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박상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2008년 자유선진당 이번에는 국민의힘으로 가는 건가.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나"라며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내년 총선 출마 예정자인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도 페이스북에 "때가 되니 철새본능. 이제 어디로 가실건가? 정계은퇴 하셔라"라는 비판 메시지를 적었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현재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 공천을 보장받을 경우 국민의힘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의원의 행보에 대해서는 '고육지책'이라고 평가했다. 당내에서 설 자리가 없어진 이 의원이 탈당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중진 의원은 "이 의원이 비명계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던 건 사실이지만 그런 비명계마저 버리지 않았나"라며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그것이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하는 건지 모르는 것 같다. 민주당에서 완전히 혼자 왕따가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으로부터 최소한 공천 보장을 받고 가겠지만 민주당 내에서 우리(민주당)를 욕하는 것과 국민의힘에서 우리를 욕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항상 공격한다. 오히려 이 의원의 힘이 약해지고 쓸모가 없어질 것"이라고 혹평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선 응원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상민 의원께서 앞으로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리든 정치 후배로서 응원하겠다"며 "정치에 대한 생각은 다를 수 있어도 잘못을 했으면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상식적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국수호부터 재명방탄까지, 상식이 사라진 민주당을 고쳐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전락한 지금의 민주당에 대한 희망과 꿈을 접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의 기대와 노력은 무망하고 무용하다"는 내용이 담긴 탈당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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