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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전력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강화…시장 규모 커진다

기사등록 : 2023-12-0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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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키파운드리 사명 변경…파운드리 사업 강화
키파운드리 등 국내 기업, 전력 반도체 투자 확대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길 열릴 듯"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SK하이닉스가 자회사 '키파운드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전력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당초 전력 반도체는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 확대 등으로 미래 시장성이 커지고 있어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인수한 파운드리 자회사 키파운드리의 사명을 최근 'SK키파운드리'로 정하고 사명 변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기존에 SK하이닉스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사업을 꾸려왔던 만큼 자회사를 통해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분야를 맡고 있다. 키파운드리는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웨이퍼 기반의 전력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주력 품목으로 위탁 생산 중이다. 초미세공정이 주력인 삼성전자나 TSMC와는 달리 전력 반도체와 성숙(레거시)공정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 '키파운드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전력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인 키파운드리 청주 본사. [사진=키파운드리]

특히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고 사명까지 바꾸는 등 글로벌 파운드리 10위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면서 국내 전력 반도체 시장 또한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를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최근 전력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키워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 반도체는 전기차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의 배터리 전력을 변환·제어하는 반도체로 배터리 사용 시간을 늘리고 전력 사용량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글로벌 전기차 출하량은 연간 3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내년부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고성능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출시되면서 전력 반도체의 미래 성장성과 중요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키파운드리는 지난 10월 글로벌 전자부품 제조사 비쉐이 인터테크놀로지와 차량용 반도체 등 전력 모스펫(Power MOSFET) 제품에 대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대형 고객을 확보했으며 차량용 반도체 등에서 매출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동재 키파운드리 대표는 지난달 열린 '동아대 전력 반도체 분야 전문가 네트워킹 및 발대식'에서 "화합물 전력 반도체를 핵심 사업 영역으로 추진 중"이라며 차량용·전력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025년 생산을 목표로 키파운드리를 통해 8인치 GaN(질화갈륨) 화합물 전력 반도체 개발을 진행한다. GaN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의 소재로 전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움직임이 빠르다.

키파운드리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DB하이텍도 최근 전력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DB하이텍은 지난 10월 초고전압(UHV) 전력 반도체 공정 기술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초고전압 전력 반도체 공정은 자동차와 가전, 산업 등 분야에서 모터를 구동하는 역할을 하는 게이트 드라이버 IC의 설계·제조를 지원한다. 경쟁 우위의 전력 반도체 기술로 초고전압 전력 반도체 사업을 확대,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DB하이텍은 지난 8월에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당초 월 14만장에서 15만1000장으로 확대, 전력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있다. 시장 회복기를 대비해 전력 반도체에 대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가 자회사 '키파운드리'를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전력 반도체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와 함께 삼성전자도 DB하이텍과 SK하이닉스에 이어 전력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차용 8인치 GaN 전력 반도체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또 차세대 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SiC)를 활용한 화합물 전력 반도체도 사업화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력 반도체 사업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

이 같이 국내 기업들이 최근 전력 반도체의 미래 성장성에 주목해 투자에 나서면서 국내 전력 반도체의 시장 규모와 경쟁력 또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을 추월할 수 있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전력 반도체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국가별 화합물 전력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유럽(54%), 미국(28%), 일본(13%) 순으로 이들 국가의 합산 점유율은 95%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점유율은 1~2%에 불과하다.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력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기업들도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에서 전력 반도체가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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