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군(IDF)이 가지지구 내 하마스 지하터널을 바닷물로 침수시키는 작전을 개시했다고 CNN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의 미국 관리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일부 터널에 한정해 바닷물을 유입시켜 침수시키는 실험에 돌입했다고 미국에 통보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이 잡혀 있지 않은 일부 터널에만 바닷물을 유입시키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해당 관리는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지난 11월 4일(현지시간) 공개한 카피르 보병여단의 가자지구 북부 하마스 지하터널 파괴 작전 모습. [사진=이스라엘군 제공] |
같은 날 이스라엘 총리실은 하마스가 여전히 인질 135명을 억류하고 있으며 이들 중 미국 시민들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500㎞에 달하는 지하터널 네트워크는 하마스 전투원들이 은닉하고 이동하는 통로일 뿐만 아니라 군사 지휘 센터, 로켓과 탄약고 등이 위치한 핵심 인프라다. 하마스가 납치한 인질의 대다수가 이 지하터널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달 초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최소 500개 터널을 파괴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다수가 민간 지역과 민간 구조물 아래에 위치해 있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 바닷물 침수 작전으로 민간인 사상 피해가 우려된다.
이스라엘군의 바닷물 침수 계획을 지난 4일 최초로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스라엘군이 지중해 연안과 인접한 가자지구 지역에 대형 해수펌프 5기를 완비했다며, 이스라엘군이 터널 침수 작전을 본격 개시할 경우 수주 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터널을 무력화해 지하에 숨은 하마스와 인질들을 지상으로 유인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지만, 바닷물을 땅굴에 유입시킨다면 담수 오염으로 인한 식수원 고갈, 토지 오염으로 인한 경작지 피해, 지반 약화에 따른 건물 붕괴 등 부수적인 위험이 따를 수 있단 지적이 나온다.
WSJ는 이스라엘군이 본격적으로 이 작전을 개시한다면 국제사회의 규탄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할 때까지 군사 지원을 지속할 것이지만 조심해야 한다"며 신중한 접근을 취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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