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가 13일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카카오의 새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내년 3월 열리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공식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대표이사인 홍은택 대표는 내년 3월 29일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뒤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은 이날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쇄신위원회 주관으로 CEO인사 테이블에서 사이먼(홍은택 대표)과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중지를 모았고, 이사회 내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검증을 거쳐 새로운 카카오로 변화를 이끌 리더는 시나(정신아 대표의 영어 이름)가 적합하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10여 년간 카카오벤처스의 성장을 이끌어온 시나는 커머스, 핀테크, AI 등 기술 중심의 투자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섹터의 경험을 축적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카카오의 내실을 다지면서도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 또한 함께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단독대표 내정 배경을 설명했다.
또 "향후 시나는 CEO 내정자 신분으로 카카오 내 쇄신 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챙기게 될 것"이라며, "2024년에는 새로운 카카오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내어 다시 한번 비상할 수 있도록 힘을 더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단독대표 내정자. [사진=카카오] |
◆ 정신아 내정자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겠다"…위기 극복 위한 '책임 경영' 강조
카카오는 인터넷 데이터센터 및 공연장 비리의혹,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기술탈취 및 갑질 등의 논란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카카오 내부에서는 정신아 내정자의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정신아 내정자는 이와 관련해 "카카오가 직면한 중요한 시기에 리더십을 맡게 되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집중하여 적극적인 책임 경영을 실행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는 보스턴 컨설팅그룹, 이베이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 네이버 등을 거쳐 2014년 카카오벤처스에 합류했다. 2018년부터는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맡아 AI, 로봇, 모바일 플랫폼, 게임,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IT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지휘해왔으며, 올해 9월부터는 CA 협의체 내 사업 부문 총괄을 맡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는 현재 경영쇄신위원회 상임위원으로서 쇄신의 방향성 논의에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쇄신TF장을 맡아 카카오의 실질적인 쇄신을 위한 방향을 설정하고 세부 과제들을 주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사진=카카오] |
◆ 전환점 맞은 AI 사업…"기술 역량 확보 노력 기대"
카카오 안팎에서는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가 IT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만큼, 차질을 빚고 있는 AI 사업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그간 홍은택 대표의 주도 하에 AI 기반의 '카카오톡' 서비스 개편(AI 콘텐츠 봇 등)을 준비,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개발한 다양한 파라미터 크기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서비스 영역별로 제공하는 AI 사업을 그려왔지만, 고품질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센터 확대가 무산되면서 사업 전반적으로 차질을 겪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는 당초 올해 연말부터 한국형 초대규모 AI 언어모델 '코지피티(KoGPT) 2.0'와 이를 활용한 버티컬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신아 신임 대표 내정자는 성공적인 기술 기업 투자 및 발굴, 육성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카카오의 중요 과제인 AI 중심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와 관련해서도 AI 기술 역량 확보에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는 정신아 신임 대표체제로 경영쇄신에 선언한 가운데, 조직개편 및 사업구조 조정 등 다양한 방향을 지속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카카오브레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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