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국내 근로시간이 길게 표현된 것은 자영업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평가됐다. 그렇더라도 여성, 고령층 등의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근무형태를 유연하게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9일 'OECD 연간 근로시간의 국가 간 비교분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KDI는 OECD나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2020년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던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매우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경제협력개발기구(OECD)·유럽연합(EU)의 연간 근로시간 추이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반면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코로나19 충격이 한정적이었고, 장기적으로는 빠르게 감소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감소 추세의 근본적인 요인으로는 경제성장에 동반된 생산성 향상이 꼽혔다.
이같은 빠른 감소 추세에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여전히 여타 국가에 비해 상당히 긴 수준으로 평가됐다.
2022년 기준 전체 취업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한국(1901시간)이 OECD 전체 38개 회원국 중 5위이며, OECD 평균(1752시간)보다 149시간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KDI는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등 취업형태의 구성이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OECD의 연간 근로시간 통계수치를 국가 간에 단순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길어지고 시간제 근로자의 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짧아진다는 것.
KDI는 실제 어떤 국가의 전체 취업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이 1%p 증가할 때, 그 국가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0시간 내외 증가하고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1%p 증가하면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약 9시간 감소한다는 분석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KDI는 각국의 자영업자 및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동일한 상황을 상정해 보면, 국가 간 연간 근로시간 격차가 상당히 감소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근로시간을 추계하면 2021년 기준 한국과 분석대상 OECD 30개국 평균과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 격차는 264시간(한국 1910시간, OECD 30개국 평균 1646시간)이었지만 조정 이후 격차는 181시간(한국 1829시간, OECD 30개국 평균 1648시간)으로 약 31%나 줄어든다.
취업형태 구성을 조정한 연간 근로시간(2021년 기준) [자료=한국개발연구원] |
그렇더라도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여전히 여타 OECD 회원국에 비해 다소 긴 편에 속한다는 게 KDI의 평가다.
KDI 관계자는 "불합리한 임금체계나 경직적인 노동시간 규제 등이 비생산적인 장시간 근로 관행을 초래하는 측면은 없는지 등을 개선해 노동시장이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사회·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전일제 근로 아니면 구직 포기라는 이분법적 노동시장 여건하에서는 유자녀 근로자와 같이 시간 제약이 큰 계층의 노동시장 참여가 어려울 수밖에 없는데 이는 유자녀 근로자의 경력단절과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면서 "여성 및 고령층 등 다양한 계층의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발적인 합의에 따라 유연한 근로시간 선택이 가능하도록 해 다양한 계층의 고용기회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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