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새해를 맞아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리스크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올해도 경기불황이 전망되는 만큼 금융시장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금융권을 향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이른바 '상생금융'의 확대 및 적극 추진도 언급하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경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사진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이석준 NH금융 회장, 양종희 KB금융 회장 |
2일 금융권 신년사 등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들은 독자적인 경영전략과는 별개로 '리스크관리'와 '상생금융'을 공통된 올해 과제로 꼽았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엄격한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하에 내실과 협업을 기반으로 업의 경쟁력과 글로벌 위상을 강화하고 신영토 확장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석준 농협금융그룹 회장도 "금융업 존재의 근간인 리스크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기존 예측 범위를 넘어선 다양한 잠재위험까지 대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어떠한 위기가 오더라도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주요 금융그룹들이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찍은 건 내년도 경기전망이 여전히 어둡기 때문이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본격적인 금리인하 움직임이 예측되지만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이른바 '3고'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여기에 소비위축과 물가상승에 무역적자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며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지난해 못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특히 은행들의 경우 이미 지난해 역성장 위기가 언급되는 등 이자수익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그룹 차원의 리스크관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각종 사건사고에 따른 내부통제 강화도 주요 과제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 '관행'과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며 강조했으며 함 회장은 "기초가 흔들리면 건물을 지탱할 수 없기에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요 금융그룹들은 상생금융의 중요성과 의지도 일제히 강조했다. 은행권은 지난해말 금융당국과의 협의에 따라 올해 1분기부터 역대 최대인 '2조원+α' 규모의 민생금융지원방안을 시행한다.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이자환급은 2월부터 개시 예정이며 4000억원 규모의 자율프로그램은 1분기 중 은행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지난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이 높은 이자로 막대로 수익을 올렸다는 비판이 제기된만큼 올해는 국민 눈높이에 걸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다수 발굴해 신뢰 회복에 나선다는 각오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KB고객'의 범주에 항상 '국민, 그리고 사회 전체'를 포함해 재정의하고 KB와 고객, 사회의 '공동 상생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진 회장도 "금융 생태계에서 주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의 자세는 필수"라며 "고객을 향한 정성과 동료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공감과 상생의 가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으며 함 회장 역시 "모두에게 진심을 다하고, 다같이 나누고, 희망을 더하며, 함께하는 착한 금융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