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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갑에 1만원 되나"...고개드는 담뱃값 인상설

기사등록 : 2024-01-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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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물가 대비 담뱃세 낮아...금연 유도 효과 제로"
2030년 담배 한 갑 1만원 목표...단계적 인상안 제시
정부, '인상 계획 없다'지만...담배업계도 예의주시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담배 가격이 9년째 4500원선에서 멈춰선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 담뱃세 인상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간 급격히 오른 물가 대비 현행 담배 가격이 사실상 '인하' 수준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인상설이 대두된 것이다. 

학계에서는 매년 점진적으로 세율을 올려 2030년 담배 한 갑당 1만~2만원대에 안착시키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원가상승으로 수익성이 줄어든 담배업계도 인상 가능성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금연학회는 지난달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담뱃세 인상 필요성과 방안을 제시했다. 흡연자들의 금연 유도를 위해서는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OECD 평균 수준으로 담뱃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 여의도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 이형석 기자]

공중보건학계에서는 국내 담배 가격이 OECD 국가 대비 낮다고 지적한다. OECD 국가의 담배 평균 가격은 2018년 기준 7.2달러(약 9500원)으로 한 갑당 4500원선인 국내의 두배 수준이다. 국내 담배 가격은 2015년 1월 이후 9년째 동결 중이다. 우리나라보다 담배 가격이 낮은 OECD 국가는 콜롬비아, 멕시코, 터키, 슬로바키아. 일본 등 4개국에 그친다.

특히 한 번에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기존 '원포인트'식이 아닌 점진적 인상안에 무게가 쏠린다.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조금씩 단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방안이다. 과거 담뱃세 인상에 따른 흡연율 감소 효과의 지속 기간이 6개월 정도에 그쳤던 점에 착안, 점진적 인상을 통해 금연 유도 효과를 최대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소비자 물가상승률(지난해 10월 기준, 3.8%)과 소득상승률(지난해 1인당 GNP 10.2%), 그리고 금연정책 반영률(임의산정 6%) 등을 합쳐 연간 인상률 20%를 도출했다. 올해부터 매년 현행 담뱃값의 20%씩 인상 가량 인상해 올해 담배 한 갑당 가격을 900원 올린 5400원으로 적용하고 2030년에는 OECE 수준인 1만원대에 안착시키는 방안이다.

흡연인구 종식을 목표로 삼은 이보다 강력한 인상안도 제시됐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1000원씩 인상하는 안에 앞서 소개한 물가·소득·금연정책 등 인상률 공식(인상률 18%, 약 800원)을 추가 접목해 연간 1800원씩 담뱃값을 올리는 식이다. 이때 2026년 담뱃값 1만원이 달성된 이듬해부터는 22%(임의 산정) 수준의 인상률을 적용, 2030년에는 담배 한 갑당 2만2000원 수준의 가격이 형성된다.

이성규 센터장은 "금연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6개월, 1년 단위로 가격을 올리는 모델이 효과적"이라며 "국민들의 이해와 법 개정 등이 요구되므로 당장 인상은 쉽지 않겠지만 물가 대비 체감 담배 가격이 떨어져 금연 유도 효과가 사실상 제로라는 점은 생각해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담뱃값 인상 관련 담배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담배 원가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KT&G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입산 잎담배의 kg가격은 9128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2년 7193원에 비해 26.9%, 2021년 5558원 대비 64.2% 상승한 수치다. 2016년 32.9%이던 KT&G의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1.7%로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원재료 가격뿐 아니라 인건비, 운영비 등 제반 비용이 모두 올라 수익성이 줄었다"라며 "내부적으로 부자재 비용 절감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담뱃세 인상설에 "계획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정부는 담뱃세를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피력했다. 정부가 세수보전을 위해 담뱃세 인상을 단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선을 그은 것이다. 담배 한 갑에 부과되는 세금 비중은 74%다. 소매점과 제조사 마진은 각각 10%, 16% 수준이다. 4월 총선을 앞둔 만큼 담뱃세 인상과 관련한 여론의 부담이 큰 탓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선 정부의 담뱃세 인상 검토가 '시간 문제'라는 견해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 국민들의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 2030년까지 담배에 붙는 건강증진부담금을 OECD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romeo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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