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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태영건설 워크아웃, 60개 PF 사업장 정리 '갈등' 남아

기사등록 : 2024-01-1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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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차 협의회, 609개 채권단 의견 수렴
현장 실사 후 5월 이후 구체적 회생절차 개시
자금 회수 놓고 채권단내 의견 충돌 가능성도
정리 수순 사업자 관건, 당국 "피해 최소화 주력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태영건설 워크아웃 승인이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60개에 달하는 사업장에 대한 '옥석가르기' 절차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자금 회수에 대한 채권단 의견 난립이 우려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이해관계자 피해를 최대한 줄이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태영건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1차 협의회를 10일 개최했다. 609개 채권자를 대상으로 팩스 또는 이메일로 의견을 수렴하기 때문에 최종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나 내일 중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워크아웃이 승인되기 위해서는 채권단 수가 아닌 채무금액(산업은행 신고 채권액) 기준 75%의 동의가 필요하다.

태영측은 9조5000억원의 보증채무 중 위험도가 높은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힌바 있으나 일각에서는 5조원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확한 채권액은 금일 1차 협의회에서 책정된다.

현재 업계에서는 전체 채권규모 중 은행권 비중이 30% 수준에는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채무까지 합하면 40% 중반대는 넘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대다수 은행과 증권, 상호금융 등은 이미 주요 채권단 회의에서 워크아웃 개시에 대해 사실상 동의 의견을 낸 상태다.

워낙 채권자가 많아 중소 사업자들이 변수로 꼽히지만 이미 산업은행 등이 워크아웃 진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이변을 없을 전망이다.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중소 채권자 피해가 더 크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워크아웃 개시가 확정되면 오는 4월 10일까지 자산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 작성 등이 이뤄진다.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로 만약 이 과정에서 추가 채무가 확인될 경우 태영그룹이 확약한 SBS지분 담보 등 추가 유동성 조달방안이 이행된다.

특히 채권단은 실사 과정에서 대규모 추가 부실이 확인되거나 태영그룹이 약속한 1, 2차 자구안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은 중단될 수 있다며 거듭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태영측의 성실한 사업장 관리 및 자구안 이행을 압박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후 4월 11일 2차 협의회 결의와 5월 11일 기업개선계획 이행 약정 체결 등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사업장별 회생 절차에 돌입한다.

금융위에 따르면 대출이나 채무보증 등 익스포저(위험노출)를 보유한 태영건설 참여 PF 사업장은 총 60개. 이중 개발초기 단계로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 사업장이 18개며 나머지 42개는 본PF단계 사업장이다.

사업장과 공사 진행도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된 사업장은 채권단 지원을 받은 태영건설이 사업을 계속 진행한다.

관건은 정상적 사업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사업장이다. 이들은 채권단(대주단) 협의를 거쳐 시공사 교체나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에 절차에 돌입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역시 이해관계자 피해 최소화에 집중할 방침이나 사업성이 떨어지는 곳들은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원칙'은 명확하게 고수하고 있다. 결국 정리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얼마나 많은 지원을 합리적으로 집중하느냐가 이번 워크아웃의 시장 파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관계자는 "거액을 빌려준 은행권 입장에서는 채무를 얼마나 많이, 빨리 회수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며 "워크아웃이 진행되면 이런 부분에서 다양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각자의 입장을 얼마나 조율하는지가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결국 채권단 요구를 수용했지만 그간 태영그룹이 보여준 태도는 진정성을 의심할만한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워크아웃이 시작되더라도 만약 그룹측이 또다른 변수를 만든다면 제대로된 협의나 논의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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