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해직교사 특별채용 혐의를 받고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이 조만간 열릴 예정인 가운데 무죄를 촉구하는 교육단체의 탄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조 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어떤 선고를 받느냐에 따라 향후 서울교육의 방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뉴스핌DB |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김우수 부장판사)는 오는 18일 조 교육감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재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1호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라는 상징성 이외에도 진보 교육의 좌장 격인 조 교육감에 대한 선고로 향후 진보 교육의 방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조 교육감은 앞서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퇴직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 교사 5명을 특별채용하는 과정에서 서울시교육청 인사 담당자에게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교육감이 미리 특별 채용 대상자를 내정하고, 공개채용 형식을 빌려 채용 절차를 진행했다는 점도 재판의 쟁점 중 하나다. 1심 재판부는 조 교육감에 대한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관련 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교육감 직을 상실하게 된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교육계도 탄원서 제출에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국회의원 109명이 조 교육감의 무죄 취지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최근에는 국제교육연맹(EI)과 각국 학계 인사 120여명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EI 측은 "해고된 교사의 복직이 불법이라는 것이 한국 정부 입장인데, 이는 국제노동기구(ILO) 87호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학계에서는 제이미 두세트 맨체스터 대학 교수, 추아 벵 홧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 췐 광신 대만 국립양밍차오퉁 대학 교수 등 124명이 탄원서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서울특별시교육청 전경. 2024.01.10 choipix16@newspim.com |
한편 조 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어떤 선고를 받는지 여부에 따라 향후 진보 교육이 전체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보수 진영의 한 인사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떠나서 유죄를 받는 순간부터 집행력은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하더라도 학교 현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교육감은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이자 국가교육위원회 위원 등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재판 결과가)교육계 전반에 걸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에 대한 교육력 손실은 학교와 학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육계에서의 특별채용 또는 공모 형태의 인사 제도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석준 전 부산교육감도 조 교육감과 같이 해직교사 4명을 불법 채용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불공정한 인사, 자기 사람 심기 등과 같은 인사제도를 개선하고, 투명하고 객관적인 인사 원칙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학교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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