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꿈꾸는 가상현실 세계가 올해 3분기에 상용화된다.
16일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인 칼리버스에서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올해 3분기에 일반에 공개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칼리버스에 구현된 가상 도시 오리진시티.[사진=롯데정보통신] |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선 아바타를 통해 현실과 똑같은 가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칼리버스는 애니메이션에 나올법한 아바타 캐릭터가 등장하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달리 현실 세계와 똑같은 가상현실 세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3D 아바타는 키, 체형, 눈 크기, 미간, 코 높이 등을 개인의 취향에 맞게 조정할 수 있고 움직이는 머릿결까지 실감 나게 표현한다. 가상 공간에 실물과 똑같은 물체를 그대로 옮길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쇼핑몰과 을지로 골목 등도 현실과 똑같이 구현했다.
여기에 더해 롯데정보통신은 지난 9일(현지 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곧 적용될 신기술 두 가지를 공개했다.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현실에 있는 제품을 촬영하면 이를 기반으로 가상 공간 안에 디지털 물체를 만들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바일 스캐닝 기술과 현실에서 움직이는 게 가상공간에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라이브 메타버스 기술이다.
이를 통해 칼리버스는 현실에서 사용하던 물체를 그대로 가상공간에 옮길 수 있고, 가상 공간 속에서 아티스트가 공연을 펼치는 등 가상 공간과 현실 공간의 경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중 칼리버스처럼 현실세계와 유사하게 가상공간을 구현한 곳은 없다. 이에 상용화 전임에도 불구하고 CES에서 칼리버스를 공식 공개하고 난 뒤 롯데정보통신의 주가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2만9950원에서 지난 16일 4만3650원으로 45.7% 뛰었다.
롯데그룹이 칼리버스를 통해 꿈꾸는 미래는 현실세계에서 쇼핑하고, 공연을 보러가는 경험을 가상현실 세계로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칼리버스는 이미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롯데하이마트, 롯데면세점 등 롯데 유통 계열사와 지방시, 프레시 등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다. 칼리버스를 소개하는 유튜브 영상에선 가상세계에서 롯데하이마트의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롯데] |
롯데그룹이 이처럼 일찌감치 가상현실 세계에 대비하는 이유는 신동빈 회장의 남다른 관심 때문이다. 신 회장은 그룹 사장단과 임원진에게 가상현실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기를 권하기도 했다. 레디 플레이어 원은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가 주가 된 미래를 그린 영화다.
또 2022년 2월에는 처음으로 임원회의를 메타버스에서 열며 "(인류가) 화성보다 먼저 살아가야 할 가상융합세상에서 롯데의 메타버스가 기준이 되도록 노력하자"며 초창기인 메타버스 플랫폼의 주도권을 롯데그룹이 가져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신 회장은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사업혁신을 해야 한다며 그룹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뤄야 한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롯데그룹 유통계열사도 칼리버스 상용화에 앞서 준비에 들어갔다. 롯데면세점은 가상 피팅 서비스 등을 이미 운영하고 있다. 매장에서 보는 것과 동일하게 가상현실 세계에서도 쇼핑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