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제22대 총선을 석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제 개편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당은 '병립형 회귀'를 제3지대는 '준연동형 유지' 입장이 확고하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방향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배분한다. 반면 2020년 21대 총선 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보다 적을 때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마포구 케이터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4.01.17 pangbin@newspim.com |
21대 총선까진 전체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에만 준연동형(17석은 병립형)을 적용했다. 다만 22대 총선에선 47석 전체가 준연동형 적용을 받게 된다.
준연동형의 경우 지역구 당선자가 많은 거대 양당에 불리하다. 소수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은 용이해진다. 다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을 막지 못하면 준연동형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 또한 의석 배분 계산법이 지나치게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병립형 회귀'로 입장을 정하고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5일 비대위 회의에서 "우리 당의 비례대표 제도에 관한 입장은 4년전(병립형)과 똑같다"며 "아직도 비례대표 문제에 대해 '룰 미팅'이 안 되고 있다. 도대체 비례대표제에 대해 민주당 입장이 뭔가"라고 압박했다.
여기에 '준연동형 유지'를 주장하는 제3지대 신당까지 가세해 민주당 협공에 나섰다. 박원석 미래대연합 대변인도 지난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병립형 회귀는 결국 정치 퇴행"이라며 "현재의 캡 풀린 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의 입장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선거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대표든 원내대표든 책임 있는 당직자가 얘기하라"고 추궁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위성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내부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 민주당은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도 당무에 복귀한 만큼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2월 1일 본회의에 여야 합의로 선거법을 통과시키려면 내주 초까진 지도부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민주당 지도부는 준연동형을 유지하되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가 제안한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비례연합정당 구상에 대해 "위성정당 제도를 방지할 수 없을 때 불가피한 선택지 중 하나"라며 "논의를 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경우 '꼼수 위성정당 재현'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비례연합정당은 야합을 통해 의석수를 늘리려는 꼼수"라고 질타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환영식에서 우원식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4.01.17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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