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스라엘군 특공대가 30일(현지시간) 의료진과 무슬림 여성으로 위장한 채 요르단강 서안지구의 한 병원에 침투해 하마스 대원 1명과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 등 3명을 사살해 논란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의사 가운과 무슬림 여성 차림으로 위장한 이스라엘 특공대원 약 10명이 이날 오전 5시 30분께 서안지구에서 가장 불안정한 도시 중 하나인 제닌의 이븐시나 병원에 잠입, 이스라엘군 정보기관 신베트와 경찰의 합동작전으로 하마스 대원 무함마드 왈리드 잘람나 등 3명을 사살했다.

30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제닌의 한 병원에 침투한 이스라엘군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스라엘군, 경찰, 신베트는 공동 성명에서 사살된 잘람나는 서안지구 제닌 난민캠프의 하마스 대변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는 해외에 있는 하마스 관리들과 연락을 주고받았고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영토 습격에 감명받아 테러를 계획하고 있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군은 사살된 잘람나에게서 권총 한 자루도 입수했다.

CNN에 따르면 하마스는 잘람나가 알카삼 여단 소속 대원이라고 확인했다.

사살된 나머지 두 명은 무함마드와 바셀 가자위 형제로 모두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조직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으로 알려졌다. 이 중 무함마드는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총격을 가한 바 있다는 전언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들이 병원에 머물며 테러 공격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며 이들은 "병원 등 민간인 시설에서 몸을 숨기고 인간방패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이 인터뷰한 이븐시나 병원장인 나지 나잘 박사는 "(이스라엘군은) 치료가 진행 중이던 방에서 자고 있던 세 사람의 머리에 총알을 쏴 냉혹하게 처형했다"며 바셀 가자위의 경우 척추 부상으로 인한 신체 마비 증상으로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알렸다.

이스라엘군이 신체 마비 환자를 처참히 처형했다면 이는 국제법을 위반한 것일 수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국제법은 병원을 포함한 민간 시설에 대한 보호를 보장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엔 총회 소집을 촉구했다.

영국 엑서터대 아우렐 사리 법학 교수도 이스라엘군이 병원 침투를 위해 국제법상 보호를 받는 민간인과 의료진으로 위장해 부상자를 사살한 것은 국제인도법상 배신적 살상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들 3명이 이스라엘에 공격을 계획한 무장 단체 구성원이라면 "이스라엘군이 이들을 살해한 것은 원칙적으로 합법적일 수 있다"면서도 국제인도법상 보호받는 지위인 의료진이나 민간인으로 위장해 부상자를 사살한 경우는 국제인도법상 금지하는 "배신적 사살행위"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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