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하면서 주주가치·은행·자동차 테마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쏠렸으나, 최근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관련 ETF를 연달아 환매하고 나섰다.
업계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관련 ETF의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다면서, 이미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저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 ETF가 고점을 찍었다는 심리가 퍼져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어제(6일) 삼성자산운용은 KODEX 은행 ETF를 80만주를 환매해 상장좌수를 5230만주에서 5150만주로 줄였고, KODEX 자동차 ETF도 3380만주에서 3255만주로 줄였다.
[서울=뉴스핌] 이석훈 기자 = 2024.02.07 stpoemseok@newspim.com |
이에 따라 두 ETF의 순자산총액도(AUM)도 모두 줄었다. KODEX 은행은 환매 전 3800억원에서 300억원가량 감소했고, KODEX 자동차의 경우 7120억원에서 6620억원으로 약 500억원 줄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도 저PBR 테마 ETF 환매 릴레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310만주까지 늘렸던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의 상장좌수를 1290만주로 줄이며 순자산총액도 약 1550억원에서 1490억원대로 소폭 감소했다. 이미 미래에셋은 ▲TIGER 200금융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TIGER증권 ETF 등을 환매한 바 있다.
KB자산운용은 KBSTAR 고배당 ETF 5만주를, 한화자산운용은 ARIRANG 고배당주 ETF의 36만주 환매했다.
이에 따라 해당 ETF의 종가도 주춤한 상태다. KODEX 은행의 종가는 지난 2일 7835원까지 오른 후 지난 6일 기준 7525원으로 내렸으며, 순자산가치도 7851.07에서 7521.02로 줄었다. 같은 기간 KBSTAR 고배당의 종가도 1만 3570원에서 1만 3360원으로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인한 저PBR 테마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6일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은행을 약 11만주를 팔아 치웠다"며 "꼭 발행 시장과 유통시장이 같이 움직이라는 법은 없지만 지금처럼 개인 매도세와 운용사의 환매가 함께 일어나는 경우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정책이 지속적 상승 요인이 되는 모습은 발견되지 않는다"며 "구성 종목의 주가가 오른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ETF 종가가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저PBR ETF의 전망도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차익 실현 목적의 매물 출회는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소운영사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단기 투자 성향은 ETF 시장에도 두드러지기 때문에 종가가 어느 정도 고점을 찍었다는 판단이 들면 차익실현 목적의 매물이 급증할 수 있다"며 "결국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건 실적 향상 뿐인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정책적 요소 말고 저PBR 테마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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