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세계 각국이 항공사에 지속가능항공유(SAF) 도입을 요구하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SAF 도입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국내는 급유 가능한 시설이 없는 데다 구체적인 도입 계획도 논의 중이다. 국내 항공사들은 정부의 비용 지원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025년부터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모든 공항에서 항공기 급유 때 SAF를 2% 섞어야 한다. SAF 혼합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까지 늘어난다.
실증 운항을 위해 대한항공 보잉 777F 화물기에 바이오항공유(SAF)가 급유되는 모습. [사진=대한항공] |
SAF란 석유, 석탄 등 기존의 화석 자원이 아닌 동물성·식물성 기름,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진 항공유다. 원료 수급부터 소비까지 전 단계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에 비해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현재 항공기 엔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기존 항공유 가격 대비 3~4배 비싸 항공사들은 적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실제로 SAF를 급유한 곳은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2022년 말부터 파리~인천 구간 정기편 노선에서 SAF를 사용 중이다. 프랑스가 2022년부터 SAF 1% 혼합 사용을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리 노선을 운항 중인 아시아나항공은 SAF를 급유하지 못해 환경 부담금을 내고 있다.
탈탄소가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르면서 SAF 급유 가능 공항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웃 국가인 일본도 나리타, 하네다 공항에서 SAF 공급이 가능하다. 중국 역시 닝보, 톈진 공항에서 SAF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는 SAF 공급 가능 공항이 없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프랑스는 이미 의무급유를 시행 중이고, 다른 국가들도 점차 혼합 의무를 적용할 텐데 국내는 급유 가능한 공항조차 없다는 것은 이미 뒤처졌다는 이야기"라며 "해외에서 급유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비싼 비용 탓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업계에서는 SAF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SAF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를 사용하는 국가도 있다.
미국은 지난 2010년부터 '바이오연료 혼합 의무제(RFS)'를 시행하고 있다. 또한 탄소 저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자국에서 사용·판매하는 바이오 항공유에 갤런(약 3.8리터)당 최대 1.75달러 규모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SAF 도입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계획을 논의 중이긴 하지만 비용이 너무 비싸 고민이 크다"며 "차라리 아시아나처럼 부담금을 내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어 "정부도 상용화 계획을 밝혔지만 시기를 좀 더 당길 필요가 있다"며 "추가로 세액 공제 등을 통해 항공사들이 SAF 급유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비용 지원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2026년 SAF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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