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단순히 개인들이 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중고거래시장 등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행위도 있고, 부동산중개업소에서 아파트, 빌라 등을 거래하기 위한 계약 행위도 존재한다. 회사 대 회사의 거래 및 상행위 등으로 확장하면 회사에서 다른 기업을 인수하거나 회사 대 회사로 완제품 거래 또는 부속품, 재공품 거래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용역을 제공하면서 그에 따르는 수수료 또는 반대 급부의 용역을 지급받는 구조도 거래의 한 형태이다.
거래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경로를 통해 어떠한 방법으로, 그리고 얼마로 거래를 하는 것이 나의 이익에 최선인지 고민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위들은 각자의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한 공정거래의 형태로 나타난다.
[서울=뉴스핌] 황칠상 변호사 [사진=본인] 2023.06.30 |
공정거래는 거래의 양측 당사자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전제하며, 그러한 행동에 기인하여 형성된 가격이 공정한 가치(Fair Value), 공정한 가격(Fair Price)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실제 거래에 있어서는 이와 반대로 거래 당사자들은 합리적 행동을 위한 핵심정보로 공정가치, 공정가격을 찾아 거래의 공정성을 판단하므로, 공정가치, 공정가격을 결과물이 아닌 공정거래를 위한 중요 요소로 활용한다.
공정가치, 공정가격이 거래를 하려는 많은 이들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우리는 적정가격, 즉 공정한 가격(Fair Price)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살아간다.
거래에 있어서 살려고 하는 사람은 저렴한 가격으로, 팔려고 하는 사람은 비싼 가격으로 거래를 하고 싶어하나, 적어도 매수자, 매도자 모두 최선의 거래를 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평범한 일반의 보통사람들이 해당 거래에서 얼마로 거래하는지를 알고 싶어 하고, 거래에 있어서 공공이 모두 참여하는 시장이 있다면 시가(Market Price)를 거래의 심리적 지지선인 가격의 척도로 삼게 된다.
시장이 있다면 그 시장가격을 척도로 삼아 거래를 하면 공정가격 산정에 도움이 되나, 시장이 없다면 무엇을 척도로 삼아 거래의 공정가격을 정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시장이 있더라도 모양과 규격, 그리고 본질적인 부분이 다른 것들에 대한 가격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또한 시장 가격이 있더라도 부모 자식 간,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회사 간 등의 특수관계자 거래에 있어서 공정가격은 단순 시가로 정할 수 있을까?
시장이 존재하지 않아 시장가격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또는 시장이 있더라도 시가가 존재하는 것과의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하여 시가를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 가치, 가격을 꼭 확인해야 하는 많은 사람들은 감정평가사, 공인회계사 등의 전문가에게 적정한 가격을 물어보아 공정가치, 공정가격에 대한 정보를 얻기도 하고, 투자에 있어서는 퀀트 전문가(Quantitative Analyst)를 통해 모델링의 가격을 구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얻은 가치, 가격이 상대적인 공정가치, 공정가격이 될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공정가치, 공정가격이 될 수는 없다. 전문가를 통해서 얻은 가격(가치)의 정보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방식의 가격(가치)산출방식이지만, 적용방식에 있어서 전문가의 주관이 개입될 수 있고, 추정이라는 가치판단의 요소들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수관계인 간의 거래에 있어서는 '공정한 거래의 형식(Arm's Length Transaction)'으로 가격을 산출하려고 하는데, 이는 법에서 정한 방식의 산출방식이 있을 수 있고,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많이 하는 방식인 시장관행(Market Norm)을 통해서 가격을 이끌어내는 경우도 존재한다. 이 또한 방식에 있어서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므로 적어도 상대적인 공정가치, 공정가격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절대적인 공정가치, 공정가격이라 볼 수는 없다.
그럼 우리가 거래를 하면서 찾고자 하는 공정가격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다. 하지만, 거래는 주관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양 측이 서로 만나 각자가 만족할 수 있는, 그리고 그 만족이 (활성, 비활성) 시장의 왜곡을 유발하지 않는 수준의 가격으로 형성될 때 공정가격이 된다는 것을 우리는 주지해야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온전히 객관성만을 담보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만족감과 안도감을 주기 위한, 그리고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고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는 수준의 가격을 찾기 위해 탐색노력, 비용(Searching Cost)이 필요하며, 그 노력과 비용이 가치와 가격을 해치지 않는다면 사회구성원들은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공정가격을 찾기 위해 기꺼이 노력과 비용을 투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의 배경 및 직업 특성 상 종종 특정 거래에서 공정가치, 공정가격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필자는 비공식적으로는 이렇게 답한다. 거래와 관련하여 잠시 거리를 두고 생각해 보았을 때 그 가격이 처음 생각했던 바와 많이 차이 나지 않는지, 본인에게 거리낌, 불편함은 없는지, 그리고 그 가격으로 샀을 때 (혹은 팔았을 때) 아쉬움은 없는지, 마지막으로 그 거래가 특수관계자 간의 거래라면 공정한 거래의 형식으로 가격을 고민하였는지, 그러한 생각과 고민을 통해 충분한 탐색이 이루어진 가격이면 공정가격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주관이 배제된 객관화된 거래는 존재하기 어렵다. 이에 거래를 진행하는 (혹은 진행할) 여러분들은 정량화된 가치와 가격을 찾는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서로의 주관이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주 내에서 스스로의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공정가치, 공정가격을 각자의 마음에 갖고 거래에 임했으면 한다.
황칠상 변호사 (주식회사 그레이스 CFO,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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