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사이가 안 좋은 지인을 흉기로 6차례 찌르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남성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 부착명령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게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10년 부착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 [사진=뉴스핌 DB] |
박씨는 지난해 2월 14일 오후 9시33분쯤 강원도 춘천시의 한 라이브카페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중 일행과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 A(63) 씨를 발견하고, 미리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왼쪽 가슴과 왼쪽 옆구리 부분을 6회 가량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22년 특수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을 당시 A씨가 박씨의 처와 언쟁을 벌이다 때렸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한국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도구(KORAS-G)에서 총점 20점으로 재범위험성 '높음' 수준에,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에서 총점 19점으로 정신병질적 성격 특성에 의한 재범위험성은 '중간' 수준에 해당됐다.
1심은 박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청구 전 조사 회보에 의하면 피고인의 37건의 범죄 경력 중 대부분이 음주 상태에서 발생했다"며 "알콜 남용 행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청구 전 조사를 한 조사관은 박씨의 종합적인 재범위험성을 '중간' 또는 '높음' 수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력 관련 범죄 전력이 약 28회에 이르고,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출소한지 5개월 만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출소 약 2개월 만에 다른 사람의 재물을 손괴한 범죄로 벌금 4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음에도 자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재판부는 "박씨는 경찰 및 보호관찰소에서 면담을 하면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은근히 A씨 탓을 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자신의 안위를 우선해 걱정하는 태도를 보였고, A씨에 대해 표면적인 연민의 감정만을 드러냈다"고 판시했다.
이에 박씨는 계획범죄가 아니라며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씨는 A씨가 해치려는 것으로 오인해 제압하려 했고 대응하는 과정에서 힘에 밀리며 우발적으로 칼로 찌르게 됐을 뿐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범행 직후 도주하려 한 적이 없고,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1심 형이 부당하다고도 했다.
하지만 2심은 박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CCTV 영상을 보면 박씨가 흉기를 꺼내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본 A씨가 자리에서 일어나 박씨를 잡으려던 순간 박씨가 곧바로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며 "주변 사람들의 강력한 제지 속에서야 비로소 A씨와 떨어져 칼을 손에서 놓게 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직후 박씨는 출입문을 통해 나가려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제지 당하는 모습이 두 차례나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 당시에도 'A씨를 찌르고 도망가려 했는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해서 가게 안에 앉아있었고 얼마 뒤 경찰이 왔다'고 진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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