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재벌가의 숨겨진 후계자 행세를 하며 피해자들에게 30억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청조(28) 씨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병철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 열린 선고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사기 혐의를 받는 전청조가 3일 오후 서울동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송파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전청조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재혼 상대였다. 2023.11.03 leemario@newspim.com |
전씨가 선고받은 징역 12년은 양형 가중치를 훌쩍 넘긴 중형이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중국 소설 '형제'를 언급하며 "(소설 속) 등장인물이 가슴이 커지는 가짜 크림을 팔아서 먹고살고자 가슴을 넣었다 뺐다"한다며 "그런데 가슴은 물론이고 성별까지 왔다갔다하는 막장의 현실은 소설가의 상상력 훌쩍 뛰어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의 사기 범행에 대해서 "인간의 인지 능력은 불완전하기 그지 없다. 특히 제어하기 어려운 탐욕과 물욕이 결합했을 때 특히 그렇다"며 "전씨는 이런 점을 너무 잘 알고 주위 모든 사람들에게 사기 행각을 저질러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뜨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본인의 진술을 뒤집으려고 시도한 태도를 짚으며 "특정 유명인을 사랑했고, 범행을 진심을 반성한다는 전씨의 말이 정말 진심인지 의심스럽고 공허하게만 들린다"고 밝혔다.
전씨는 모 재벌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로 행세하며 피해자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빼돌렸다. 피해 규모는 30억원 상당에 달한다.
전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개인 경호원 이모(27) 씨 역시 이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씨도 전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는 지난해 2월부터 전씨에게 고용된 개인 경호원으로 세간에 '경호실장'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재판 과정 중 이씨는 꾸준히 자신은 전씨의 실체와 사기 범행을 정확히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지난해 2월쯤에는 전씨의 피해자가 맞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지난해 7월경에 이르러서 "전씨가 (본인 휴대전화를 이용해)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로부터 돈 받는 것을 목도한 최소한 이 순간에는 이씨도 전청조 실체 파악하고 범행 알았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공동정범의 신분이 아닌 전씨의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종범에 머물렀다며 지난해 7월 이후의 종범의 죄를 물어 이와 같이 판결했다.
재판 말미에 자신의 형이 선고되자 전씨는 비틀거리며 흐느꼈다. 이씨 역시 선고가 끝난 후 자신의 연인과 얼굴을 마주하자 끌려가며 눈물을 흘리고 재판장을 빠져나가는 중에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한편 이씨와 함께 공범으로 지목된 남씨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남씨의 공범 여부를 규명하는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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