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된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이 조만간 김씨도 재판에 넘기면서 이 대표의 연관 여부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3-1형사부(원익선 김동규 허양윤 고법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씨의 선고기일을 열고 배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원심과 같은 징역 1년을 구형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핵심 인물인 배모 씨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
◆ 배씨 "사적 업무 수행한 적 없어"…법원 "허위 사실"
배씨는 2021년 8월2일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 중 김씨가 마련한 식사 모임에서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배우자 등 당 관계자, 김씨의 수행원 등의 식사비 10만4000원을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법인카드 관련 의혹이 제기되자 '이 대표 가족을 위해 사적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다' 등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배씨가 공무수행 과정에서 김씨의 여러 사적 업무를 수행한 것이 인정되는데 이를 없다고 한 것은 허위사실"이라며 "또한 리디알정 약물을 김씨에게 전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복용할 목적이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20대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배씨가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것 외 다른 목적을 두고 거짓 진술을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며 검찰과 배씨 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배씨가 항소심에서도 유죄 판단을 받으면서 김씨에 대한 검찰의 기소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씨는 배씨에게 식사비 등 결제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배씨를 기소하면서 김씨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그에 대한 판단은 보류했다. 검찰이 김씨를 배씨의 공범으로 지목하면서 그의 공소시효는 정지된 상태로, 배씨가 상고하면 김씨의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정지된다.
하지만 배씨가 상고를 포기하면 2심이 확정되는 날 김씨의 공소시효는 만료된다. 이에 검찰은 조만간 김씨에 대한 기소를 단행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06 leehs@newspim.com |
◆ 李 '사법리스크' 총선까지 계속
배씨의 항소심 유죄 선고에 이어 김씨에 대한 기소가 예상되면서, 총선까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 거론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씨의 재판이 진행되고 이 대표 본인도 관련 사건으로 계속 언급되면서 도덕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폭로한 제보자 조명현 씨는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 대표를 신고하며 "피신고인(이 대표)은 공적 업무에 사용돼야 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횡령 또는 횡령하도록 지시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배우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지난해 12월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검찰뿐만 아니라 법원에서의 상황도 이 대표에게 좋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이 대표가 얽힌 사건들에서 측근 등이 연달아 유죄 판단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전날 '백현동 개발 특혜 사건'과 관련해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그를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 등에게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청탁을 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 김 전 대표와 이 대표의 연관성도 인정했다. 이 대표도 지난해 10월 이번 사건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또다른 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지난해 말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는 이 사건으로도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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