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석희 지혜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공천 물갈이'에 직접 뛰어들며 민주당의 인적쇄신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신호탄 격으로 '3선' 인재근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향후 공천 결과에서 추가 탈락자가 나올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친명계 중진 의원들의 희생이 없다면 이 대표의 통합 진정성이 의심 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14 leehs@newspim.com |
이 대표는 지난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며 인적쇄신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14일 오전 최고위회의 모두 발언에서 "떡잎은 참으로 귀하지만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총선 공천에서 '올드보이' 등 기존 인물을 갈아치우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당 고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누구를 겨냥한 건 아니"라면서도 "일반 국민들은 언제나 새로운 변화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도 이날 기자와 만나 "지난 2~3달간 민주당의 혁신 움직임이 국민의힘에 뒤처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제 이재명 다운 혁신 드라이브를 걸 때가 됐다. 이번 주부터 그런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배우자이자 3선 중진인 인재근 의원을 직접 만나 불출마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인 의원은 14일 "제가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과 이 대표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대표는 또한 경기 광주을에 도전한 문학진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용퇴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의원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1월 27일 전화해 '형님이 꼴찌 했데요'라고 말했다"며 "나이 등을 들어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불출마를 종용한 인사가 추가로 드러나지 않은 상황 속에 오는 15일로 예정된 3차 공천 결과 발표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이날 수십곳의 경선 실시 지역을 발표할 방침이다.
비명계 의원들의 대거 컷오프가 현실화할 경우 당내 계파 갈등이 급격히 번질 전망이다. 이에 당 고위 관계자는 "화합·혁신, 이런 단어들은 양립하기 어렵다"며 "어떻게 조용하게 변화가 되겠나. 시끄러운 게 꼭 나쁜 건 아니"라고 공천 갈등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14일 인적쇄신 필요성을 피력하면서도 "단결과 통합을 통해 민주당의 역량을 하나로 묶겠다"며 통합 의지를 동시에 드러낸 바 있다. 결국 계파 갈등을 관리하기 위해선 친명계 의원들의 용퇴가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비명계 성향의 당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표현은 그럴 듯 하지만 결국 모두에게 같은 기준이 적용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친명계 중진 의원들의 불출마 여부로 이 대표의 진정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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