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코로나19 시기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렸던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잇따라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놓고 있다. 불과 3~4년만의 드라마틱한 영업실적 반전이다. 코로나 기간 못갔던 해외 여행을 가보자는 '보복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항공사들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저비용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7240억원, 16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145.4% 늘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1307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 2006년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진에어도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 1조2772억원, 영업이익 1816억원, 당기순이익 1358억원을 기록했다. 역시 지난 2008년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매출은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5934억원) 보다 두 배 넘께 뛰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5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인 에어부산 또한 지난해 매출 8904억 원과 영업이익 1598억 원, 당기순이익 859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매출액(4050억 원) 대비 두 배 넘게 늘어난 역대 최대실적이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다른 저비용항공사들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비용항공 [사진=뉴스핌 DB] |
저비용항공사들의 이같은 실적 '고공 비행'은 중국 여행 수요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일본과 대만, 동남아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는 노선 수요가 급증한 효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10여년 전 취항 초기 안전성이나 서비스 논란을 불식시키고 국내 항공소비자들에게 연착륙한 점도 실적 급증의 배경으로 꼽힌다.
올해 역시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같은 호실적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티웨이항공의 경우 오는 5월부터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유럽 노선에 취항하며 매출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항공과 진에어도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과 관련 화물운송 등 덩치 키우기에 돌입한 상태다.
저비용항공사 한 관계자는 "2010년대 이전 취항 초기만해도 기체결함이나 운항지연, 기내식 서비스 등과 관련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랐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며 "가성비를 추구하는 젊은층의 알뜰소비 패턴과 맞물리며 이제는 가격면에서 대형항공사보다 메리트가 있는 저비용항공사를 찾지 않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작년부터 일본 및 동남아 중심으로 여행 수요가 서서히 늘었는데 올해부터는 보복수요까지 더해지며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에 대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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