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티웨이항공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유럽행 항공기를 띄우지만 소비자 반응은 차갑다. 사실상 경유 노선인데 외국 대형항공사(FSC)보다 항공권 가격이 비싸게 형성돼 업계에서도 흥행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5월 크로아티아 노선을 운항하기로 하고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다. 항공권 가격은 ▲이벤트 운임 46만1000원 ▲스마트 운임 58만1000원부터 형성됐다. 왕복 기준 100만원을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이 거세다. LCC의 장점인 '저렴한 가격'이 실종돼서다.
인천~자그레브 노선 이코노미석 왕복 항공권 가격 비교. [자료=항공권 예매 페이지 캡쳐] |
실제로 6월 20일 자그레브로 향해 25일 인천으로 돌아오는 티웨이항공의 이코노미석 가격은 285만원 선이다. 하지만, 독일 대형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146만원 수준으로 훨씬 저렴하다. 두 항공편 모두 1회 경유하며 비행시간은 루프트한자가 1시간 20분 더 소요된다.
인천~자그레브 노선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 가격 비교. [자료=항공권 예매 페이지 캡쳐] |
이 기간 비즈니스석 역시 티웨이항공은 524만원, 루프트한자는 505만원으로 20만원 가량 차이난다.
티웨이항공의 크로아티아 노선은 완전한 직항 노선으로 볼 수 없다. 출발편은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급유해야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항로를 우회해야하지만, 자그레브 노선에 투입되는 A330-300 기재는 늘어난 항속거리를 감당할 수 없다. 이에 급유 과정을 거쳐야 하며 1시간 동안 승객들은 기내에서 대기해야 한다. 그 결과 비행시간은 약 15시간이 걸린다. 도착편은 직항편으로 11시간이 소요된다.
직장인 A씨(38)씨는 "비행시간은 해외 대형 항공사 경유편과 1~2시간 정도밖에 차이 나지 않지만 가격은 더 비싸다"며 "LCC는 서비스 대신 저렴한 가격을 보고 타는 것인데 가격이 비싸다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외항사 발권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크로아티아 노선 흥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항공권 가격과 기내 상황이 모객에 한계가 있는 조건이라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15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비행은 승객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가 중요하다"며 "항공권 가격이 예상보다 비싼데 모니터도 없는 장거리 비행 환경을 소비자들이 납득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티웨이항공이 장거리 취항을 지속해서 하려면 적절한 환경 조성이 먼저라고 평가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는 장거리 노선에서 거의 필수"라며 "비행기 탑승은 여행의 시작이기 때문에 가격·서비스 측면이 보완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이용은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