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국내 물가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9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 2.1%도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2일 오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현재 연 3.50%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9회 연속 동결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에 육박하고 체감물가도 높은 상황이라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묶어둔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져 물가 상방 압력이 있다는 점도 금통위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한국은행 목표(2%)를 웃돈다.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을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에 3.0%로 지난 1월과 같았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4.02.22 ace@newspim.com |
기준금리 인하 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해 가계부채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금통위가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더한 금액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기조적으로 둔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목표 수준을 상회하며 둔화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현재의 긴축적인 정책 환경을 유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아직 물가 수준 및 레벨에 대한 당국 만족도는 낮다"며 "미미하나마 경기 회복세가 지속돼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각 나라 중앙은행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유지한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금리 인하 시기는 시장 예상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공개한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은 "회의 참석자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미국 금리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내리면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차는 벌어진다. 한·미 금리 차 확대는 외환시장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한·미 금리 차는 최대 2.00%포인트(p)다.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1%를 유지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 2.6%도 유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