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가 명동 입구를 비롯해 도심 곳곳 광역버스가 꼬리를 물고 서 있는 정류소의 혼잡도를 낮추기 위해 긴급 대책을 추진한다.
시는 명동, 남대문세무서, 강남, 신논현역 등 광역버스 노선이 밀집한 정류소를 대상으로 정류소 신설이나 위치·노선 조정 등을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우선 정류소 인근 지역에 사람들이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계도요원을 배치해 현장 질서를 확립한다. 이미 지난달 8일 명동입구 정류소를 시작으로 현장 계도요원 투입은 대부분 완료됐으며 모범운전자연합회와 협의해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 운영할 예정이다.
광역버스가 밀집해 보행자 혼잡과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주요 정류장에는 권역별 현황에 맞춰 정류소 신설과 위치 조정, 노선 조정 등을 추진한다.
명동입구 정류장은 퇴근 시간대 밀집이 높은 점을 고려해 8개의 광역버스 노선을 새롭게 신설되는 인근의 광교 정류소와 명동입구B 정류소로 분산한다. 신규 정류소 2곳은 토요일인 오는 24일부터 운영한다.
이에 따라 M5107·M5115·M5121·8800·5007 노선은 광교 정류소로 경로를 변경한다. 4108·M4108은 명동입구B 정류소, 9401은 기존 롯데 영플라자 정류소에서 정차한다.
명동입구 정류소 개선안 [사진=서울시] |
남대문세무서 정류장은 경기도와 협의해 상반기 중 10개의 노선을 신설 예정인 명동성당 정류소(가칭)로 이전한다. 기존 중앙버스정류소 바로 인근에 가로변 정류소를 신설하고 버스 노선을 분산 배치해 1개 도로에 버스가 집중되는 현상을 방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역, 신논현역, 사당역도 경기도와 협의해 상반기 내 정류소 조정, 연내 노선 조정을 추진한다.
강남역의 경우 중앙정류소로의 노선 집중을 해소할 수 있게 인근 3개 가로변 정류소로 같은 방향의 노선을 분산·이전한다. 신논현역은 5개 노선의 정차 방향을 인근 정류소로 옮기고 사당역은 1개 노선을 사당역4번출구앞 정류소로 이전해 혼잡도를 완화한다.
시는 가로변 정류소에서 광역·일반버스, 승용차가 엉키면서 더 큰 교통 혼잡이 발생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남대문세무서의 경우 시뮬레이션 결과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강남역은 중앙차로와 가로변 양쪽에 정류소가 있어 물량만 조절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시는 줄서기 표지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대책을 시행하기에 앞서 혼잡도가 높은 정류소를 현장 조사하고 정류장 분산·노선 조정안을 반영한 시뮬레이션을 추진하는 사전 과정을 거쳤다.
서울연구원이 명동입구 정류장의 분산 재배치와 노선 조정 적용 대책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명동입구 정류소를 기준으로 평균 버스 대기행렬이 312m에서 93m로 줄고 일반차량 통행속도는 시속 17.9㎞에서 21.7㎞로 증가했다.
남대문세무서 정류소에 대해서도 승하차 분산 등 효과를 서울시립대에 의뢰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현재 명동성당 교차로는 운행노선의 83%가 경기 버스고 중앙차로 집중으로 과밀을 겪고 있어 인접 가로변 정류소로 분산 배치하면 삼일대로 통행 시간이 약 5% 줄 것으로 예상됐다.
광역버스의 혼잡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대책도 마련한다. 노선 조정은 광역버스 면허권자인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경기도와의 협의가 필요한 만큼 관계기관 실무협의체를 거쳐 운행경로 변경 등 노선 집중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명동입구 5개 노선은 운행 경로변경을 통해 인근지역에서 회차시키고 2개 노선은 명동입구 정류소 무정차통과 등의 방안을 마련해 과다 집중된 노선을 분산한다. 다음 달 개통예정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을 경유하는 광역버스는 대광위와 노선 조정 협의를 추진한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일부 정류장에 광역버스 등 다수 노선이 집중돼 승객 탑승 시 불편이 있을 뿐 아니라 무단횡단 등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며 "대광위·경기도 등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추진해 혼잡도 개선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