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전국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집값 하락이 반등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개월 정도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일부 단지의 경우 최고가 대비 30~40% 가격 조정된 것도 매수세가 늘어난 이유다. 그러나 거래량 수준이 여전히 평년치를 크게 밑도는 데다 매도물량이 쌓이는 속도가 더 빨라 시세 반등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 급매물 소진에 서울·경기도 거래량 석 달만에 최대치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도 지역 아파트 거래량이 석 달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주택경기에 회복세가 나타날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지난 21일 기준)은 2397건으로, 지난해 10월(2337가구) 이후 3개월 만에 2000건을 넘어섰다. 실거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라는 점에서 1월 거래량은 3000건을 소폭 밑돌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만에 최대치로 증가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시잔=뉴스핌DB] |
전달과 비교해 서울 대부분의 지역에서 거래량이 늘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강남구가 96건에서 145건으로, 송파구가 139건에서 183건으로 급증했다. 서초구는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강북 지역에서는 노원구가 152건에서 173건으로, 도봉구가 49건에서 93건으로 각각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신생아 특례대출 시행 등으로 관망세를 보이던 대기 수요층이 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봄철 신학기를 앞두고 이사수요가 늘어난 데다 최고가 대비 30% 정도 가격이 조정된 것도 매수심리를 자극한 요인이다.
경기도도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달 아파트 거래량(지난 21일 기준)은 7324건으로 지난해 10월(7319) 이후 3개월 만에 7000건을 돌파했다. 이달 실거래 신고 잔여일을 감안할 때 지난해 9월(8965건) 이후 4개월 만에 8000건대 진입도 기대된다.
평소 거래량이 많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경기도 시군 중 거래량이 가장 많은 수원시는 지난해 12월 532건에서 지난 1월에는 869건으로 증가했다. 용인시는 449건에서 726건, 화성시 407건에서 718건, 김포시 309건에서 439건으로 각각 늘었다.
◆ 고금리·경기둔화 등 불확실성 여전...반등세 진입은 제한적
아파트 거래량이 거래절벽에서 소폭 개선됐으나 본격적인 반등장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억원대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에 여전히 부담스럽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불안요소다.
초급매물 위주의 거래만 이뤄지다 보니 거래시장에 매물이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아파트 매도물량이 열흘 전과 비교해 모두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은 제주도로 1736건에서 1915건으로 10.3% 늘었다. 인천은 3만1768건에서 3만4073건으로 7.2%, 경기도는 13만7103건에서 14만5547건으로 6.1%, 서울은 7만4563건에서 7만8299건으로 5.0% 각각 증가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1월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회복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금리 수준,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회복세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며 "관망세 확산으로 시장의 급매물 소진이 더뎌 평균 수준의 거래량으로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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