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수빈 기자 = 현대자동차 그룹의 특별성과급이 전 계열사의 노조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주말을 포함한 휴일 특근 거부에 들어갔다. 현대제철 노조는 13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주말까지 막판 협상에 들어간다.
[사진=현대기아차] |
◆"현대차 협상이 곧 우리 협상"…계열사 노조까지 '들썩'
사건의 발단이 된 것은 현대차그룹의 특별성과급. 현대차의 성과급 선정은 계열사의 주목을 받는 민감한 이슈다. 현대차그룹은 철강, 부품, 완성차가 수직 계열화되어 있어 현대차와 계열사 간의 실적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해 초 현대차보다 특별성과급이 100만원 적다는 이유로 본사 로비와 사장실을 점거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역시 2022년 일부 노조원들이 사장실과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특별성과급을 요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모비스도 현대제철도 현대차에 납품하는 소재나 부품이 있어 실적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노조들이 지적하는 포인트도 현대차 특별성과급 규모나 지급 여부"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특근 거부는 10일까지, 현대제철은 13일 총파업을 앞두고 노조에 협상안을 새로 제시하기로 해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현대차는 특별성과급 지급에 따른 혼란 가중과 취지 퇴색을 들어 올해부터는 보상 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데 따라서 이번에도 특별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2년 간은 전년도 실적을 바탕으로 연초에 400만원(2022년), 400만원 및 주식 10주(2023년)을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특별성과급은 어디까지나 별도의 추가 포상 개념으로 노조와 협상없이 경영진의 재량으로 결정되는 것이다.
내부적으론 전년 성과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지급됐던 특별성과급이 연간 총 보상과 별개로 인식되거나, 정기적인 임금 형태로 인식되는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 이유로 꼽혔다. 대외적으론 경기 침체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특별성과급 지급에 따른 비판적 국민정서를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 양사는 당초대로 단체교섭을 거쳐 성과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는 "최대한 조기에 총 성과에 대한 보상이 빠르게 체감되도록 임금교섭에서 성실히 협의하겠다는 의미라며 노사 간 논의를 적극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특근 거부 이후 일정은 회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
◆현대제철 교섭 진전 없어…주말까지 재협상
2022년 성과급을 받지 못한 현대제철의 협의는 더욱 쉽지 않을 예정이다. 지난 6일 현대제철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 상견례 이후 사업장 별로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등과 더불어 전년(2022년) 영업이익의 25%를 특별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인당 3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으로 현대차에 준하는 규모다.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전년 대비 50.1% 급감한 80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만큼 총 4000억원 규모의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측은 사측에 노조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3차 제시안을 요구했고 사측은 늦어도 이번 주 주말까지 3차 제시안을 노조에 제시한다는 약속으로 교섭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입장 차이를 확인하고 있어 아직까지 큰 변동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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