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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홍콩ELS 배상 노력, 과징금 결정시 참작"

기사등록 : 2024-03-1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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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판매·투자별 분쟁보정기준안 공개
판매사 최대 50%에 투자자 ±45% 적용
복잡한 책임비중에 '일괄배상' 투자자 반발
과징금 참작 등으로 판매사 자율배상 유도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액이 1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자율배상안기준안'을 향한 논란도 거세질 전망이다. 판매사와 투자자 책임비중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구체적인 불완전판매 조사 결과가 없다는 점에서 양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홍콩ELS 대규모 손실발생 사태와 관련한 분쟁조정기준안(배상안)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28 pangbin@newspim.com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번 대규모 손실 사태는 일부 판매사들이 고객 손실위험이 커진 시기에도 판매한도 관리를 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를 조장한 측면이 컸고 개별 판매과정에서도 다양한 유형의 불완전판매가 발생했다"며 "확인된 판매사 책임에 투자자 책임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 손실배상기준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상안은 판매사 책임을 23~50% 수준으로 책정하되 투자자 책임비중을 ±45%p 추가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판매사가 ▲적합성원칙위반 ▲설명의무미흡 ▲부당권유 등 불완전판매를 모두 한 경우 최대 40%p 배상에 내부통제위반까지 최대 10%p(은행 10%p, 증권 5%p, 대면판매)까지 더해진다.

투자자는 ▲예적금 가입목적 고객이 홍콩ELS를 구매한 경우 10%p ▲금융취약계층 5~15%p ▲ELS 최초투자 5%p ▲자료유지·관리 및 모니터링콜 부실 5~10%p ▲비영리공익법인 5%p 등 요인별 가산이 40%p다.

아울러 ▲ELS투자경험 2~25%p ▲매입·수입규모 5~15%p(비영리공익법인 제외) ▲금융상품 이해능력 5~10%p 등 차감요인도 적용된다.

기준안을 발표했지만 각 사안별 책임비중이 복잡해 최종 배상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예상된다. 각 판매사가 자율배상을 실시할 경우 비교적 빠른 배상이 가능해지지만 만약 판매사 책임비중에 투자자가 반발할 경우 분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자별 배상비율이나 평균 배상비율, 판매사별 배상 총액 등도 현재로서는 예측이 어렵다.

[사진=금감원]

홍콩ELS의 경우 판매잔액이 18조8000억원에 달하고 계좌수는 39만6000개로 집계됐다. 판매금액은 은행이 15조4000억원, 증권사가 3조5000억원이며 이중 분쟁의 핵심이 개인 투자자 구입액은 17조3000억원(39만 계좌)다.

따라서 구체적인 배상액 등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들 17조3000억원분에 대한 구체적인 불완전판매 적발 비중이나 자기책임 비중 등이 구체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금감원은 1~2차 조사를 진행했음에도 위반 시기별 적용 법규가 상이하고 판매사별 확인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위반 규모를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판매사가 기준표에 맞춰서 알아서 자율배상을 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다.

대신 판매사의 자율배상 수준을 고려해 향후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등 법적 제재 수준을 결정한다는 게 금감원 방침이다.

이 원장은 "판매사는 이번 기준안에 따라 자율적으로 배상안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피해배상 등 사후 수습 노력은 관련 법규 및 절차에 따라 과징금 등 제재 수준 결정시 참작할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이 역시 은행 등 판매사들이 자신들의 위법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자율배상에 나설 경우 추후 배임 등 법적 문제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난항이 예상된다.

일괄배상을 꾸준히 주장해온 투자자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특히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배상규모나 손실액의 최소 몇% 등 기준점을 제기하지 않았으며 아울러 최대 40%까지 책정한 불완전판매 책임비중에 대해서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어 논란 확산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 원장은 "이번 기준안은 억울하게 손실을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심사숙고해 마련했다"며 "기준안에 따라 배상이 원활히 이뤄져 법적 다툼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판매사와 투자자 모두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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