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이 대외선전을 위해 발행해온 월간지 '금수강산' 3월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관련한 기사가 한건도 실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스핌이 12일 입수한 금수강산 이달치 PDF판을 분석한 결과 김정은의 최근 동정을 전하거나 그의 교시에 대한 소개, 찬양 선전 등의 내용이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스핌] 북한이 발행하는 대외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3월호 표지. [사진=조선의출판물] 2024.03.12 |
이는 김정은의 연설 내용 전문과 사진으로 도배하다시피 지연을 편집해온 그간의 움직임과 달라진 것이다.
북한은 지난 2월호에는 전체 57쪽 가운데 18쪽을 김정은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1월 15일, 만수대의사당) 전문과 사진으로 채웠다.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74년 2월 노동당 3차 사상일꾼대회에서 연설한 내용을 50주년을 맞아 사진과 함께 실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대외 선전지인 금수강산을 김정은 찬양선전에 집중적으로 활용해 왔고 최근까지도 이런 기조를 이어왔다.
하지만 3월호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특히 전체 지면 가운데 김정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실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뉴스핌] 여성 관련 소식을 머릿기사로 다룬 북한 대외 선전용 월간지 금수강산 3월호(위)와 김정은의 연설 내용 전문을 사진과 함께 편집한 2월호. [사진=금수강산] 2024.03.12 |
북한은 3월호 머릿기사로 3.8 국제부녀절(세계여성의 날) 관련 기사를 실었고 이어 보통강구역 작업반장과 평양화력발전소 직장장으로 일하는 여성들을 소개하는 '여성 공로자들'이란 글을 편집했다.
이어 평양시 중구역 여성회관 탐방 기사를 실었다.
일련의 기사는 김정은의 여성에 대한 배려와 관심, 노동당의 여성 우대정책을 부각 선전하기 위한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수강산은 '오늘의 조국사'에서 발행하는 월간 잡지로 컬러판으로 제작돼 주로 남한과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체제전선에 활용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외선전용 잡지에 김정은을 지나치게 부각시키고, 그의 장황한 연설 내용으로 채워 마치 노동신문을 방불케 했다"며 "읽은거리가 없어진 잡지가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금수강산 잡지를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발간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경제난으로 인해 지면 발행을 줄이고 PDF를 '조선의 출판물' 사이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국자는 "김정은이 1월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통일 논의를 금지시키면서 '삼천리금수강산'이나 '8천만겨레' 등의 표현도 쓰지 말 것을 지시한 상황이라 금수강산 잡지가 존폐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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