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진이 물류 허브를 단계적으로 축소해 물량 확보에 나선다. 최근 이커머스 물량이 늘어나면서 케파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한진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를 중심으로 항공, 해상 물류까지 루트를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현재 11개인 물류 허브를 5개까지 축소할 계획이다.
물류 허브의 기능을 유지하는 곳은 동서울, 원주, 대전 메가, 칠곡, 광주 등 5곳이다. 현재 허브 역할을 하는 남서울, 안성, 대전 A·B 터미널은 서브 터미널로 탈바꿈한다.
한진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 터미널 조감도, [사진=한진] |
한진의 허브 축소는 허브 앤 스포크(Hub & Spoke) 체계 강화를 위해서다. 허브 앤 스포크는 전국의 택배 물량이 중심 지역인 대전에 집결 후 흩어지는 방식을 의미한다. 허브를 줄이면 경유하는 곳이 줄어 보다 빠른 배송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허브 앤 스포크 체계에서 핵심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다. 최근 개장한 스마트 허브는 택배 물량 처리 능력 향상을 비롯해 실적 개선까지 가능하다. 이곳에서 하루에 처리 가능한 상자만 120만개 수준이다. 크로스벨트소터 5대로 100여개 상자의 일반 화물 분류가 가능하며 휠소터 7대로 이형화물을 분류, 3D자동스캐너 80대로 화물 체적인식 및 자동 분류가 가능하다.
설비 자동화에 따라 원가 절감 효과가 극대화할 전망이다. 배송 분류 인력 근무시간이 단축되고 작업비 역시 줄어들어서다. 한진은 올해 월 단위로 매출 46억, 영업이익 20억씩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기준 매출 550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이 개선되는 셈이다.
하루 처리 가능 물량도 총 288만 상자까지 늘어난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메가 허브는 물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 경쟁사인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진천 메가 허브 준공 후 실적이 향상됐다.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6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억원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52억으로 전년 동기 90억원 증가했다.
다만, 최근 쿠팡과의 위탁 배송 계약이 종료되면서 업계 일각에선 한진의 실적 타격을 우려한다.
한진은 기존 고객사와 연대 강화와 신규 고객사 유치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진 주요 고객사는 GS홈쇼핑, 농협, SSG닷컴, 11번가, 현대홈쇼핑 등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당일배송 서비스 지역을 서울에서 경기권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항공·해상 신규 물량도 유치도 계획한다. 지난해 4분기부터 항공·해상 특송 물량 급격히 늘었다는 것이 한진 측 설명이다. 최근 이커머스 시장이 확대된 영향이 크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올해 해외 직구 규모는 지난해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한진은 인천국제공항 내 글로벌물류센터(GDC)를 운영하며 항공특송 사업을, 인천항과 평택항에서 해상특송사업을 각각 운영 중이다. 특히 한진은 GDC 통관장을 확장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케파 확장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재 GDC에서 통관하는 물량은 월평균 110만건이다. GDC 통관장 확장 시 케파는 두 배 늘어나 최대 220만건의 물량을 소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현재 GDC의 경우 서울 및 수도권과 1시간 거리로 리드타임을 단축한다는 점이 대표적인 강점이다. 여기에 물량까지 뒷받침된다면 한진은 육상과 항공, 해상 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커머스 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어 택배사들은 결국 케파 확보가 경쟁력 확보의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며 "메가허브와 항공·해상 사업이 어떤식으로 조화를 이뤄 케파 확대에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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