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정부가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를 상급종합병원에 본격적으로 투입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의협 비대위)가 의료현장 혼란이 현실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휴학 의대생들이 현역병으로 군 입대를 고려 중이라는 소식도 전했다.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3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보의 차출로 인해 의료 공백이 발생한 지역의 주민들은 의대증원을 강행한 정부가 정작 문제가 생기니 지역 의사들을 빼다 서울 사람들을 살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언론홍보위원장이 13일 정례 브리핑을 진행 중이다. |
주 위원장은 "수련병원 파견에 차출된 공보의 중 상당수는 인턴도 경험하지 않은 의사들로, 병원 시스템과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무리한 차출에 의한 파견으로 인해 의료 현장의 혼란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의료를 살리겠다고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발표한 정부가 오히려 대도시와 지방의 의료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황당한 현실을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더 이상 실효성도 없는 미봉책 남발을 중단하고, 정책의 원점 재검토를 전제로 한 대화에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보건복지부가 앞서 지난 12일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기준을 개정하여 전문의 배치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정부는 앞으로 신규 의료기관의 의사인력 확보 기준을 심의할 때 전공의는 '전문의 2분의 1' 수준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현행 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비율 40%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위원장은 "교묘한 말장난"이라며 "아무리 큰 규모의 병원이라도 설립 시에는 부분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므로 필요한 의사 인력이 많지 않고, 전공의 배정도 거의 되지 않는다. 배치기준을 굳이 개정하지 않아도 설립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전문의 중심 병원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발표에 의하면)이미 운영중인 의료기관들에는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없어 빅5 병원을 비롯한 대다수의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의존도를 낮추지 않아도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휴학을 선택한 의대생들이 현역병으로 군 입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도 알렸다.
주 위원장은 "군 입영 대상자인 학생들은 어차피 장기 휴학을 할 것이면, 현역 입대를 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현재 공보의와 군의관을 도구처럼 마구 차출해서 이용하는 현실을 보고는 더욱 현역 입대가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 입영 대상자인 의대생들이 모두 현역 입대하게 되면, 몇 년 후부터는 격오지와 군부대에서는 의사를 만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군 입영 방식은 개인이 선택할 수 있으므로, 의대생들의 자발적인 군 입대를 정부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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