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그룹 오너 일가가 OCI그룹과의 통합과 관련해 경영권 분쟁 중인 가운데 주주총회 개최 장소를 두고서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미약품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 모녀와 장·차남 측은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사진=한미약품] |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 측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법인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에서 개최하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굳이 팔탄 공장 부근으로 주총 장소를 옮긴다 할지라도, 외부 손님도 자주 왕래하는 팔탄 스마트 플랜트 건물 식당 활용도 가능한데, 평택에선 무려 42km, 팔탄에서 조차 16km 떨어진 낯설디 낯선 제3의 장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몹시 의문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상치 않게 정해진 장소로 인해 직접 참여가 어려워진 많은 주주님들께서는 정관에 명시된 전자투표로 3월 18일부터, 형제가 제안한 의결권 대행사를 확인 하신 후에는 3월 15일부터 연락주시어 최대한 편리하게 권리와 재산을 보호 받으실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이에 한미약품은 법과 정관에 따라 장소를 선정했으며, 충분한 인원 수용과 편의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점 소재지 내 쾌적한 시설을 우선 검토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미약품은 "이번 주총은 표 대결이 예정돼 있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상법 제364조에서는, '주주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에 소집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한미사이언스 정관에도 '주주총회는 본점 소재지 또는 그 인접지역에서 개최한다'고 규정돼 있다. 법과 정관에 보다 부합한 명확한 절차를 위하여 주총 장소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며 "팔탄공장에는 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어, 공장 식당에서 주총을 개최할 경우 임직원들이 점심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측이 법과 정관 또는 그동안 송파구에서 주주총회가 개최됐던 이유에 대한 제반 사정을 몰랐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총회 장소 선정에 대하여 '저의가 궁금하다', '의문스럽다' 등으로 표현하며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에 권유행위를 간접적으로 행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도 있는 바,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양측은 전날 '의결권 대리행사 참고 서류'를 공시하며 소액주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위임장 확보전에 나섰다.주총에서 표결로 이사진이 결정되는 만큼 주주들의 선택이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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