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로 TV 출하량이 줄자 제조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 자사 스마트TV 전용 콘텐츠 플랫폼 강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 'OTT 대안'으로 떠오른 FAST, 시장 전망도 '맑음'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OTT)'의 구독료가 상승하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 현상 속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 스마트TV에 탑재된 삼성 TV 플러스 FIFA+ 채널. [사진=삼성전자] |
FAST는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만 있으면 광고를 보는 대신 무료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실시간 채널 서비스다. 유료방송의 월 납부액이나 OTT의 구독료와 같은 비용 지출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최근 정부가 FAST 활성화 방침을 세우면서 기존 OTT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2억달러)과 2022년(44억달러) 사이 20배 성장한 FAST 산업의 시장규모는 2027년에는 120억 달러(약 15조8928억원)에 이를 것이란 추산이다. 2027년 서비스 이용자 수는 11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삼성전자 '콘텐츠 기업 협업'…LG전자 '시장·인재 키우기'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FAST 플랫폼을 개발, 새로운 수익원으로 키우는 데 열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콘텐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FAST 시장 정조준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는 콘텐츠 플랫폼 '삼성TV플러스'에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를 출시했다. CJ ENM과도 손잡고 전용관을 마련했다. CJ ENM 전용관에서는 CJ ENM 채널의 일부 콘텐츠가 국내 FAST 서비스 중 단독으로 제공된다. 삼성전자 측은 올해 VOD를 1000개 이상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전날 '언박스&디스커버 2024'에 참석해 "자사 플랫폼 자체를 좀 더 경쟁력 있게 만들 계획"이라며 "'삼성TV플러스'의 풍부한 콘텐츠를 통해 자사 플랫폼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계속 살리는 작업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LG 스마트 TV에 탑재된 'LG채널'. [사진=LG전자] |
LG전자는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질적 성장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자체 FAST 채널인 'LG 채널'은 전 세계 29개국에 서비스되고 있으며 약 2900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 LG전자는 북미, 유럽에 집중된 FAST 플랫폼을 인도와 중남미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해 9월 인도에서 정식 출시된 LG채널 서비스는 약 14억 인구에 22개의 공용어를 사용하는 현지 시장에 맞춰 영어, 힌디어, 텔루구어, 벵갈어 등 사용 빈도가 높은 8개 언어로 뉴스 채널을 제공하고 있다.
플랫폼 개발을 위한 인적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플랫폼 비즈니스 분야 경력 사원을 모집 중이다. 모집공고에 따르면 선발된 경력 사원은 LG전자 TV의 FAST서비스인 'LG채널' 콘텐츠 전략 수립, 콘텐츠 파트너 발굴 등을 맡을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TV업계의 FAST 플랫폼 경쟁은 '얼마냐 매력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달렸다"며 "콘텐츠 배급사 및 파트너사와의 협업이 양사 FAST 플랫폼 사업의 성공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