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대표들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낸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에서 정부 측과 법정 공방을 벌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김준영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 등 교수협의회 대표 33명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입학정원 증원처분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행정법원에서 열린 입학정원 증원처분 집행정지 심문을 마치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편 전국 33개 의교협 대표들은 지난 5일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반발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집행정지를 위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2024.03.14 leemario@newspim.com |
교수협의회 측 대리인은 "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6일 국민 앞에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기로 결정한다'고 한 대외적 의사표시와 교육부 장관의 후속처분(증원 수요조사)을 다툰다"고 집행정지 신청 취지를 밝혔다.
이어 "복지부 장관은 고등교육법상 아무 권한이 없는 무권한자로, 2000명 증원을 결정해 통보하는 행위는 위법·무효"라며 "의대 증원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 전공의, 교수들에 대한 의견 수렴이나 협의가 전혀 없어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교수협의회 측은 "(증원이) 진행된다면 교수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야기되고 법원이 막지 않으면 방법이 없어 긴급성도 인정된다"며 "중단되지 않고 각 대학이 시행계획과 입시요강을 발표하면 수험생들에게 손해가 발생해 집행정지 요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 측 대리인은 교수들의 집행정지 신청은 부적법해 각하되거나 요건에 미치지 못해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정부 측은 우선 의대 증원 계획에 대해 "의대 증원은 27년 동안 못 하고 있다"며 "지역 간 격차, 지방 중소병원 구인난, 필수 의료 인력의 이탈 등 보건 의료 위기는 심각하고 정부는 현재를 골든타임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집행정지 요건과 관련해서는 "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발표한 행위와 교육부가 각 대학에 의대 증원 의사를 묻는 안내행위는 (법률상) 처분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의대 증원 절차의 주체는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하는 대학"이라며 "신청인들은 원고적격이 없어 법률상 보호될 이익도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일반적으로 보더라도 교수의 입장에서 가르칠 학생이 증가한다는 건 교수에게 전혀 손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각 대학은 여건에 맞게 정원을 신청하고 정부는 이에 대해 심사와 검토를 통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측은 "집행정지가 인용된다면 저희가 골든타임으로 계획한 1년에 2000명이라는 의사가 부족해진다"며 "의사 1인당 돌보는 환자 수를 고려하면 얼마나 큰 피해를 미칠지 상상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대한 보건의료 정책 시행이 지연돼 국민 건강에 큰 피해가 발생하는 이런 갈등 상황을 조속히 종결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6일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씩 전국 의대 입학정원을 증원하는 처분을 했고 교육부는 후속처분으로 지난 2월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증원(수요) 신청을 받았다.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 근무지를 이탈하는 등 집단행동을 개시했고 의대생들도 휴학계를 제출하며 반발했다.
교수협의회 대표들은 지난 5일 의대 증원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고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집행정지란 행정청의 처분으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처분의 집행을 잠시 멈추는 법원의 결정이다.
이들과 별도로 전공의와 의대 학생 및 교수 대표, 수험생 대표들도 지난 12일 같은 취지의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해 오는 22일 심문기일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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