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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양극화 더 심해졌다…"교육이 계층 장벽"

기사등록 : 2024-03-15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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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구간별 사교육 지출액 차이 점차 커져
의대생 74%가 월소득 1100만원 이상 가구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매년 통계청이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 결과 소득수준별로 사교육 지출 차이가 굳어져 교육이 계층 사다리가 아닌 계층 장벽으로 변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 수준에 따라 직업 선택 기회와 이에 따른 소득 수준이 달라져 계층이 고착화된다는 것이다.

15일 통계청의 '2023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 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가구가 월 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보다 지난해에 비해 사교육비 지출액을 더 늘렸다.

가구 소득수준별 전체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및 참여율. [사진=교육부 제공]

지난해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18만 3000원,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67만 1000원으로 전년에 비해 각각 3.0%, 3.5%의 증가율을 보였다. 양측에서 전년에 비해 사교육비 지출을 늘렸지만, 소득이 높은 쪽에서 돈을 더 쓴 것이다.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액만 따져도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가 300만원 미만 가구보다 48만 8000원을 자녀교육에 더 쓰고 있었다.

연도별로 보면 월평균 소득 300만원 미만 가구의 학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022년 17만 8000원, 2021년 18만원, 2020년 15만 8000원이었다.

월평균 소득 800만원 이상 가구는 2022년 67만 1000원, 2021년 59만 3000원, 2020년 52만 6000원이었다.

각 지출액 차이는 2022년 49만 3000원, 2021년 41만 3000원, 2020년 36만 8000원으로 시간이 갈 수록 자녀교육에 쓰는 비용에서 차이가 커졌다.

대입에서도 계층별 차이는 도드라졌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지난해 2월 '2023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부모의 소득 수준이 자녀의 고등교육에 미치는 영향'에서 소득 계층을 5분위로 나눠 분석했다.

이 결과 가장 소득이 높은 5분위(월 평균 소득 558만원) 자녀는 69%가 일반 대학에 진학했지만, 1분위(월 평균 소득 104만원) 자녀는 40%만 진학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 등 명문대학에 재학한 학생의 50% 이상은 부모 소득이 5분위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사진=뉴스핌 DB]

대표적인 고소득 직업으로 알려진 의대의 경우 전체 학생 74%가 월 소득 1100만원 이상 가구에 속했다는 조사도 있다. 지난해 1학기 국가장학금신청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가구 월 소득인정액 1080~1600만원인 고소득층 자녀는 전체의 80.04%였다. 2018년 1학기 51.67%에 비해 28.48%p나 늘어난 수치다.

고소득층 자녀의 의대 입학도 크게 늘고 있다. 2023년 1학기 고려대 의대에서는 72.53%가 월 소득인정액 1080~1600만원 가구에 속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6년 전 68.32%에 비해 4.2%p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연세대 의대에서는 67.32%가 고소득층 자녀인 것으로 드러났는데, 6년 전에 비해 11.23%p 늘었다.

부모의 소득 격차가 교육 기회의 격차로 이어져, 이후 대입 결과와 직업 선택에서도 격차가 나타나는 것이다.

백병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팀장은 "교육이 계층 사다리 역할을 못 하고 있고, 계층 장벽으로 작용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얘기"라며 "자사고나 특목고 입학생을 조사해 봐도 결국 사교육을 감당할 수 있는 집안 학생들이 입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평가 대입 제도를 바꾸고, 자사고∙외고∙국제고 존치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사교육비의 지속적인 증가를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gi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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