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이동통신사 간 번호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확대한 전환지원금이 기대보다 적게 책정되면서 실제 이통사 간 가입자 유치전에서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지난 주말인 16일부터 번호이동 시 추가로 지원금을 책정할 수 있는 전환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동통신 3사가 번호이동 가입자 대상의 전환지원금을 지난 16일부터 지급하기 시작했다. dlsgur9757@newspim.com |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고 번호이동 시 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통과시켰다.
이는 정부가 통신비 인하 정책의 일환으로 단통법 폐지 추진과 함께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이통사 간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권익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환지원금이 시행됐음에도 실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할인 금액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환지원금의 최대 지급 가능액은 50만원이지만 대부분의 판매 대리점에서는 높은 지원금을 책정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시행된 전환지원금의 규모는 단말기에 따라 3만원~13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에서는 최신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대해 공시지원금 50만원과 전환지원금 5만원을 책정하고 있었다.
이 매장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 지급을 시작했지만 그 금액이 크지는 않다"며 "기존에 사용하던 요금제가 비싼 요금제일 경우 25% 할인을 제공하는 선택약정이 여전히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서울 영등포구의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은 갤럭시 S24의 경우 전환지원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매장 관계자는 "8만원 이상의 요금제를 쓸 경우에 공시지원금이 48만원 수준"이라며 "전환지원금이 지급된다고 해서 파격적인 지원금이 책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통사 별 지원금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초이스에 따르면 18일 기준 갤럭시 S24, S24 울트라에 대한 이통사 지원금은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포함해 최대 60만원 수준이다.
다만 이마저도 24개월 동안 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과 비교해 할인의 규모가 적었다.
갤럭시 S24 울트라 모델의 경우 가장 비싼 12만~13만원대 요금제를 쓸 때 기준으로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을 합친 전체 지원금은 50만원~60만원 수준인 반면 선택약정 할인 시에는 이통 3사 모두 75만원 이상의 할인을 제공했다.
정부가 번호이동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전환지원금이 기존에 시행 중이던 선택약정보다 전체 지원금 규모가 적은 것이다.
이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환지원금 규모는 시장, 경쟁 상황, 고객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해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전환지원금 지급 기준으로 기대수익, 이용자의 위약금, 심(SIM)카드 발급비용 및 장기가입혜택 상실비용 등을 모두 고려해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번호이동 시 전환지원금 책정으로 이통사들이 경쟁을 벌일 수도 있지만 이미 단통법 체제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학습한 상태"라며 "한 브랜드가 지원금 규모를 대폭 상향하면 나머지 회사도 따라갈 수밖에 없겠지만 굳이 경쟁적으로 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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