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정체에도 기업들의 배터리 관련 투자는 활발하다. 특히 환경 문제와 더불어 폐배터리 사업에 대한 투자에는 속도가 나고 있다. 내년이면 1세대 전기차가 시장에 나온지 10년 정도로, 배터리 교체시기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과 포스코홀딩스, LG에너지솔루션, SK 등 대기업들은 물론 에코프로, 아이에스동서같은 중소기업들이 폐배터리 사업에 적극적이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2050년 600조원 규모
19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폐차되는 전기차가 늘수록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도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대에서 2040년 4227만대, 이에 따른 폐배터리 발생량은 44GWh(기가와트시)에서 3339GWh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폐배터리의 시장 가치가 높은 것은 회수처리를 거치면 재활용이나 재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터리 중 잔존 가치가 70~80% 이상인 것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재사용 할 수 있다. 성능이 떨어져 재사용이 어려워진 폐배터리의 경우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양극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을 추출해 재활용하면 경제적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배터리 업계가 총출동해 차세대 기술을 선보이는 '인터배터리 2024'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가운데 방문객들이 삼성SDI가 전시한 차량용 배터리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4.03.06 leemario@newspim.com |
세계 각국에서도 폐배터리 재활용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중국의 배터리 부품과 광물을 제한하고,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EU)는 핵심원자재법(CRMA)' 제정으로 2024년부터 배터리를 만들 때 일정비율을 재활용 원료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했다.
◆ 에코프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 통해 30% 비용절감
에코프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에코프로가 포항캠퍼스 12만평 부지에 2조원을 투입해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원료, 전구체, 양극재에 이르는 이차전지 양극소재 생산 과정을 하나의 단지에서 구현한 시스템이다.
30%의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해 에코프로를 글로벌 1위 양극 소재 기업으로 만든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국내외 배터리 기업은 물론 완성차 회사들의 벤치마킹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전방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성장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계획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집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도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밸류체인 사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계열사 인선모터스, 아이에스비엠솔루션, 아이에스티엠씨 등과 함께 전기차 해체부터 폐배터리 파쇄, 회수소재 제품화까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 과정을 밸류체인으로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015~2017년에 판매된 1세대 전기차의 배터리 교체 시기가 2025년 전후로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관련 기업들이 투자 및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차 시장이 성장 정체기라고는 하지만 친환경 규제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다시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 수요는 급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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