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감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땨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라파에서 하마스를 파괴하려면 이스라엘군의 지상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언급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가 있은 뒤 백악관이 라파에 지상군 투입 작전 계획을 재고하라고 요구한 뒤 나온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의원들에게 브리핑을 하는 자리에서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는 라파에서 이들(하마스) 군대 제거를 완료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를 위해 지상전을 전개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45분간 통화를 갖고 라파 지역 지상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통화 직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 전쟁 피난민 1백만 명 이상이 몰려있는 라파에 이스라엘군의 진입하며 전면적인 군사 작전을 전개하면 무정부 상태의 혼란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에서 전시 내각 회의 주재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라파) 대규모 지상전은 실수가 될 것"이라면서 "무고한 주민이 죽고, 인도주의적 위기를 더 악화시키고, 가자지구 내 무정부 상태와 이스라엘의 국제적 고립을 가져올 뿐"이라고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라파 문제 논의을 위해 이스라엘의 고위급 정부 대표단을 미국으로 파견시켜달라고 요구했고, 네타냐후 총리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그대로 밀어부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와의 갈등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주 가자지구 전쟁 휴전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논의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블링컨 장관의 중동 순방은 이번이 여섯번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와 이를 토대로 가자지구에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을 포함한 전후 계획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밖에 카타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휴전 협상의 중재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의 마제드 알안사리 외무부 대변인은 이와관련 "우리는 아직 가자 휴전 합의에 근접하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조심스럽게 협상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