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HMM이 선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초대형선박을 내세웠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해운업 불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HMM은 불황에 투자해야 제대로 된 호황을 맞을 수 있으니 초대형선 전략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20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초대형선으로 분류되는 2만4000TEU급 선박 12척을 보유 중이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를 의미한다. 현재 HMM의 선대에서 초대형선 비중은 선복량 기준 80%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 안으로 1만3000TEU급 선박 11척도 인도될 예정이다. 함께 발주한 동급 첫 번째 선박인 가닛호는 지난 1월에 들어온 바 있다.
HMM은 초대형선 도입으로 선대는 줄지만 선복량이 늘어나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발주한 선박이 모두 인도되면 선복량은 총 100만TEU가 된다. 글로벌 9위 선사인 양밍과 선복량 차이는 30만TEU로 줄어든다.
초대형선박은 원가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 국제유가 영향을 많이 받는 해운업 특성상 선박 연비에 따라 회사 실적이 달라진다. 게다가 최신 선박이기 때문에 매년 강화되는 환경규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000TEU급처럼 과거에 인도한 선박들은 속도 경쟁에 스펙이 맞춰졌기 때문에 엔진이 훨씬 커 기름 소모량이 많다"며 "초대형 선박은 대부분 최신 선박으로 속도보다 용량에 초점을 둬 연료비 절약, 친환경 경쟁력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컨테이너 시장 침체 상황에서 초대형선 확대 전략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한다. 안전장치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현시점은 선박공급이 해상운송 수요에 비해 과잉된 침체 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며 "물량 채우기가 쉽지 않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선사의 경우 불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HMM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불황이라 대형선박을 줄이는 건 회사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한다.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산업이라 당장 눈에 보이는 시황에 따라 선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유럽 노선을 운영하기 때문에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이 HMM 측 설명이다.
HMM 관계자는 "속도가 중요한 미주 서안에 1만TEU 미만의 배를 투입하고,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유럽에 대형 선박을 투입하는 배경"이라며 "한 번에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고, 유류비 절감까지 가능한 선박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2018~2019년 HMM이 초대형선 발주 소식을 알렸을 때도 업계에선 우려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 발주한 초대형선박 덕분에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머스크를 비롯한 대부분의 글로벌 선사가 지난해 4분기부터 적자 전환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다.
HMM 관계자는 "과거 초대형선 발주 때도 우려가 제기됐지만 그때 발주한 덕분에 지난 3년간 유례없던 호황을 맞았다"며 "사이클산업 특성상 불황에만 초점을 맞추면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크기든 노선 포트폴리오에 맞춰 선박 발주를 하는 것이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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