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HMM의 글로벌 해운동맹이 요동치고 있다. HMM이 속해 있는 '오션 얼라이언스'가 동맹 유지 기간을 연장하면서 새로운 동맹 찾기는 어려워져서다. '디 얼라이언스'에 글로벌 5위 선사인 하파그로이드가 이탈한 자리를 채우지 못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HMM의 입지 약화가 우려된다.
이에 일각에선 대만 선사를 동맹에 가입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HMM 측은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했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CMA-CGM(프랑스)·코스코(중국)·에버그린(대만)이 속한 '오션 얼라이언스'가 해운동맹 유지 기간을 2032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기존 계약 만료 기간은 2027년이었다.
앞서 일각에서는 오션 얼라이언스의 해체를 점친 바 있다. 지난해 초 글로벌 1위 해운사인 MSC(스위스)와 2위 머스크(덴마크)가 기존 동맹 '2M'을 해체한다고 발표한 데 이어 최근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독일)는 내년 1월 새로운 해운동맹 '제미니 코퍼레이션'을 구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HMM 컨테이너선 [사진=HMM] |
세계 해운동맹의 대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만큼은 변화가 예상된다. 하파그로이드가 디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라서다. 여기에 하파그로이드는 디 얼라이언스에서 물량을 가장 많이 소화하던 해운사다. 하파그로이드의 이탈로 디 얼라이언스의 시장 점유율은 기존 18.5%에서 11.5%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동맹은 선복매입(한 해운사가 다른 해운사의 여유 선복을 유상으로 매입하는 형태), 선복 교환(선박 운영 시 여유 공간 상호 맞교환하는 형태)의 방법으로 영업 조건을 공유하는 체제다. 물량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선박을 직접 투입하지 않더라도 더 넓은 항로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어 비용 절약 효과가 크다. 따라서 해운동맹이 붕괴될 경우 선사들의 영업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재 해운 시장에는 3개의 동맹이 존재한다. MSC와 머스크가 속한 2M, CMA-CGM(프랑스)·코스코(중국)·에버그린(대만)이 속한 오션 얼라이언스, 하파그로이드·ONE(일본), HMM, 양밍(대만)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다.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새로운 해운동맹을 찾는 것을 포함해 재편 이후 상황을 하루빨리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디 얼라이언스에서 HMM이 선복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자칫 시기를 놓쳤다가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예상과 달리 오션 얼라이언스가 동맹을 지속하기로 하면서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 역시 해체할 가능성이 줄었다"며 "다만 하파그로이드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숙제가 남았으므로 HMM이 새로운 동맹을 찾아 나서든지, 새로운 선사를 디 얼라리언스에 가입시키든지 결정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완하이라인(대만)이나 짐라인(이스라엘)을 HMM이 속한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시키는 방안을 주장한다. 두 해운사 모두 아직 동맹에 가입하지 않았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HMM은 물동량이 크지 않아 만약 디 얼라이언스 동맹이 흔들린다면 HMM의 글로벌 위치 역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며 "HMM은 디 얼라이언스에서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완하이나 짐 등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완하이라인의 경우 올해 초 일본선사 ONE과 협력을 맺고 중국, 베트남, 북미 서안을 연결하는 컨테이너 항로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서안으로 향하는 화물량이 지속해서 증가하자 추가 서비스를 개설한 것으로 풀이된다. 짐은 이스라엘 특성상 폐쇄성이 짙어 동맹 가입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점을 종합할 때 완하이라인의 디 얼라이언스의 가입이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로 관측된다.
다만, HMM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HMM 관계자는 "2025년 1월까진 하파그로이드와 협력이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내년 2월 이후에도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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