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말 한 마디에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대거 사들인 영향이다. 전날에는 삼성전자의 외국인투자자 순매수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을 뛰어 넘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5.63%(4100원) 올랐고, 이날도 3.12% 상승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투자자들은 전날 하루동안 9150억원 어치 순매수했는데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체 코스피 순매수액(8860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기관투자자들도 6470억원을 순매수하며 힘을 보탰다. 다만 오랜 만에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자 오랜 기간 박스권 투자에 지쳤던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탈출 기회로 보고 1조4220억원 어치 내다 팔았다.
이날도 현재 외국인은 5000억원대, 기관은 1000억원대의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강한 매수세는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코스피가 34%P(포인트) 오른 가운데 삼성전자가 31.1P를 기여했다"며 "수급에 있어서도 외국인·기관의 삼성전자 순매수액이 코스피 순매수액을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은 사실상 삼성전자가 주도했다"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의 HBM3E에 대해 현재 검증하고 있다고 언급한 가운데 가격 매력도까지 부각돼 삼성전자 급등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황 CEO의 발언을 시작으로 삼성전자도 본격적으로 엔비디아의 수혜를 받게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발 인공지능(AI)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AI 반도체 랠리 수혜에서 소외됐다. 주가는 박스권에 갇혔었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발언에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시각이 뒤바뀌었다.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이 퍼지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4'에서 "현재 삼성전자의 HBM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인데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이어 "HBM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이며, 기술적인 기적과도 같다"면서 "한국인들은 삼성이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잘 모른다. 삼성은 매우 비범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제품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끊임없이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AI를 구동하려면 HBM과 같은 고성능 메모리가 필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는 SK하이닉스가 HBM3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면서 사실상 엔비디아의 수혜를 독점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부터 삼성전자가 HBM3E 출하를 시작으로 신규 공급이 전망된다"고 했다.
여기에 기존 사업분야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삼성전자의 투자 매력을 더하고 있다.
KB증권은 1분기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이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고,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3% 늘어난 33조원에 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모바일, PC 등 레거시 메모리 주문 증가와 가격 상승에 따른 조 단위 규모의 재고평가손실의 이익 환입 등으로 1분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기대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가 내놓은 삼성전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9만4348원으로 현재 주가 대비 19.57%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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