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24-03-22 12:52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22일 오전 주주총회가 열리는 금호석화 본사 내부는 예상과 달리 한산했다. '조카의 난'으로 불리며 주총 이전부터 대립이 이어졌던 것과 상반됐다.
주총에 참여한 한 주주는 "주총 앞두고 기사가 계속 나와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 일찍 도착했는데 예상보다 사람이 너무 없다"고 방문 소감을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개최 이전부터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표 대결로 이목이 쏠렸다. 예상대로 이들은 주총 시작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 주총 위임장 관련으로 양측의 마찰이 빚어져 주총은 10시가 넘어 시작됐다. 당초 시작 예정 시간은 9시보다 약 1시간 늦게 시작한 셈이다.
양측의 기 싸움은 주총 내내 이어졌다. 자기주식 처분·소각 내용이 담긴 제2호 의안 투표 진행 전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자사주를 마음대로 처분하는 건 글로벌 스탠다드와 전혀 맞지 않고 우리나라에서만 통용된다"며 "자사주 처분으로 투자재원 확보하려는 방법이 주주가치 실현에 부합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자기주식 처분·소각 내용이 포함된 2-1호안은 74.6%의 찬성률로 가결된 반면, 차파트너스가 주주제안한 2-2호안은 25.2% 찬성률로 부결됐다. 2-2안의 부결로 제3호 의안은 자동 폐기됐다. 사실상 금호석유화학의 완벽한 승리로 끝난 것이다.
제4호 의안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 선임의 건' 표결 직전 주총장에는 결국 고성이 오갔다. 의장을 맡은 백 대표가 김경호 후보자를 추천한 대리인의 추천 배경 설명을 요구하자 차파트너스 측은 현재 이사회가 독립적이지 않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에 백 대표는 "의안과 관련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고 호통쳤으며 다른 주주들 역시 진행 방해에 대해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표결 결과 회사 측이 내세운 최도성 사외이사가 76.6%의 찬성률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됐다.
이날 주총은 이변 없이 금호석화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다. 박철완 전 상무, 차파트너스 등의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총지분이 10.88% 수준이다. 하지만,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금호석유화학 안건을 지지하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박철완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다.
한편,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2900원, 우선주 1주당 2950원 현금배당이 확정됐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