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지난 2022년 8월 강원도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인근 대형 싱크홀(지반침하) 발생 사고와 관련해 안전평가 보고서를 부실 작성한 업체에게 영업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는 A주식회사가 서울특별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정지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양양=뉴스핌] 이형섭 기자 = 3일 오전 6시40분쯤 강원 양양군 강현면 해맞이길에서 가로 12m, 세로 8m, 깊이 3m로 추정되는 싱크홀이 발생했다. 2022.08.03 onemoregive@newspim.com |
지하안전평가 전문기관인 A주식회사는 강원도 양양 낙산해수욕장 앞 한 숙박시설 신축공사를 하는 시행사의 용역을 받아 2020년 7~9월 지하안전평가서를 작성해 양양군수와 국토교통부 장관에 제출했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흙막이 벽체 사이로 지하수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공사 현장 인접 지반에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고, 보강 공사 중에도 추가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심지어 일부 지반 함몰 붕괴사고로 인근에 있던 편의점 건물이 무너지기도 했다.
결국 국토교통부는 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이 사건 경위 등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A주식회사가 지하안전평가에서 우수관로만 대상으로 조사하고 일부 평가항목을 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A주식회사가 이 사건 지하안전평가서 및 착공 후 지하안전조사서 등 그 기초가 되는 자료를 부실 작성했다는 이유로 영업정지 1.5개월의 처분을 통보했다.
이에 불복한 A주식회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주식회사 측은 지하 우수·오수관로 CCTV 촬영이 불가능했고, 상수관로 안정성 검토 누락도 이 사건 사고에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주식회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사 현장의 지하매설물인 우수관로와 오수관로에 대한 CCTV조사는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는데 원고는 여건상 CCTV조사가 불가능했다며 CCTV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CCTV조사가 불가능했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는 없고 다른 업체에서 실시한 CCTV조사자료는 존재한다"며 처분사유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이 사건 표준매뉴얼 조항에 의하면 침하량을 불문하고 착공 전 검토범위 내 변경 및 신설된 모든 지하매설물에 대해 조사하여야 함은 물론이고 기존 조사현황과 상이한 지하매설물에 대해 안전성 검토를 수행해야 한다"며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지하안전평가서 작성 시 지반안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하매설물에 대한 조사를 누락하거나 안전성 검토를 소홀히 했다"며 "위반행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하 굴착공사를 수반하는 사업에 관하여 지하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누락되는 등 지하안전평가서 또는 착공 후 지하안전조사서가 부실하게 작성될 경우, 지반침하 사고가 발생해 다수의 시민에게 피해가 발생하거나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이에 대한 실효성 있는 제재를 함으로써 지반침하로 인한 위해를 방지하고 공공의 안전을 확보할 공익상 필요가 크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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